신성장 가속화에 13조원, 극일(克日) 예산 2.1조원 …12개 분야 모두 예산 증가
GDP대비 국가채무비율 40% 육박…2023년엔 46.4%까지 치솟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내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44조원가량 증가한, 초(超)슈퍼 규모인513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2년 연속 9% 이상 지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년 국세 수입은 10년 만에 감소하는 반면에 재정지출은 급격히 늘면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0%에 육박하고, 2023년에는 46.4%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정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올해 본예산 469조6000억원보다 43조9000억원(9.3%) 증액한 513조5000억원의 ‘2020년 예산안’을 심의, 확정했다. 내년 예산안은 다음달 3일 국회에 제출된다.
우선, 정부는 내년 혁신성장 가속화에 올해(8조1000억원)보다 59.3% 많은 12조9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세부적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에 대응해 핵심 기술개발과 제품 상용화, 설비투자 확충을 위한 자금공급에 올해보다 163%(1조3000억원) 늘어난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추가 소요에 대비해 목적예비비를 5000억원 증액하고,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한다.
데이터와 5G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과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3대 핵심사업에는 46.9%(1조5000억원) 늘어난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6500억원을 들여 AI·소프트웨어 인재 4만8000명을 양성하고, 모태펀드에 1조원의 예산을 출자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벤처 시장에 공급하는 등 제2 벤처 붐 확산에도 5조5000억원을 푼다.
무역금융을 4조2000억원 확대해 수출 부진을 해소하고 정책자금 14조5000억원을 풀어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애로를 덜어준다.
정부가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제고에 올인하면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대한 투자는 23조9000억원으로 27.5%(5조2000억원) 늘린다. 증가율은 12개 분야 중 가장 높다.
미세먼지 대응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환경예산은 8조8000억원으로 19.3% 늘어난다.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 등 연구개발(R&D) 예산도 24조1000억원으로 17.3% 확대된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2조3000억원이다. 12.9% 늘린 것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은 올해(21조2000억원)보다 21.3% 늘린 2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노인일자리 74만개 등 재정지원 일자리를 95만5000개 만들고 고용장려금과 창업지원, 직업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일자리를 포함한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181조6000억원으로 12.8%(20조6000억원) 늘어난다.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상승,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초연금(11조5000억→13조2000억원) 등을 크게 증액하고 실업급여(7조2000억→9조5000억원)의액수와 기한을 늘린 영향이다.
교육예산은 72조5000억원으로 2.6%(1조8000억원) 늘어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55조5천억원으로 2000억원(0.4%)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복지와 교육예산을 합하면 254조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일반·지방행정 예산도 80조5천억원으로 5.1%(3조9000억원) 늘렸다. 이중 지방교부세는 52조3000억원으로 2000억원(0.3%) 감액됐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합한 내년 지방이전재원은 107조8000억원으로 1000억원 늘었다.
사병봉급 인상 등의 영향으로 국방예산은 3.5% 늘어난 50조2000억원으로 처음 50조원을 넘어섰고,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확대(1조1036억→1조2176억원)로 외교·통일 예산은 5조5000억원으로 9.2%(5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12개 분야별 예산이 모두 증가하면서 내년 예산안 지출증가율은 9.3%에 이른다. 내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 3.8%의 2배를 훌쩍 넘을 정도로 확장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2009년(10.6%) 이후 최고 수준의 확장적 재정이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재정분권 계획에 따른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중앙정부 사업 예산이 지방정부로 이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총지출 증가율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총지출 증가율이 2년 연속 9%를 초과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반면, 내년 총수입은 482조원으로 1.2%(5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국세수입이 올해 294조8000억원에서 내년 292조원으로 0.9%(2조8000억원) 줄면서 10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한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33조8000억원에서 내년 60조2000억원으로 갑절 가까이 늘어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재정 건전성 지표들은 악화한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2조1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34조5000억원, 국가채무는 805조5000억원으로 64조7000억원이 각각 늘어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3.6%로 1.7%포인트 악화하고, 국가채무비율은 39.8%로 2.7%포인트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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