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경제연구소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한국 경제가 경기 회복 궤도를 이탈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필요성을 두고 내부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5%를 기록, 2012년 3분기(0.4%) 이후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명목 GDP는 전분기보다 0.4%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3.68%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한국은행의 예상치인 3.8%에 못 미치는 수치다.

올해 연간 성장률을 정부와 같은 3.7%로 예측한 KDI 내부에서는 기존 전망치에서 0.1%포인트 가량 밑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DI는 오는 11월에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발표할 계획이라며 그 때까지 거시 지표를 비롯한 대내외 여건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정도 하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10개 해외 IB(투자은행)들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7%로 전월 말(3.8%)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지난 6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른 기관보다 낮은 3.6%로 제시한 현대경제연구원은 당장 추가로 하향 조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수정 여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내수 부진과 대외 여건이 불안하지만 하반기에 정부의 재정 확대, 지난 8월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부정적 요인과 긍정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는 게 한은 내부의 판단이다.

연구소들은 대체로 내수와 대외 여건 모두 경기 회복에 부담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KDI 관계자들은 “경기가 상향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하향 위험이 있다”면서 특히 내수가 경기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중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쳐 올해 2분기(0.7%)의 부진이 지속됐다. 같은 달 설비투자는 전월(2.5%)과 비슷한 3.0% 증가에 머물렀다.

KDI는 대외 여건도 유로존의 경기 위축과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대출 규제 완화로 늘어난 가계부채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정부와 통화 당국이 재정과 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재정과 세제, 정책 금융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에 따라 부동산과 증시 등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장 다시 내릴 정도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모멘텀이 강하지는 않지만 3분기에 경기가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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