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공범·사문서위조 및 행사·증거인멸 등 소명필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검찰이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각종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소환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정 교수에 총 8개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24일 조 장관 자택에서 압수한 은행·증권 계좌 등 자료를 분석 중이다. 구속된 5촌 조카 조범동(36) 씨의 1차 구속기한인 26일이 임박함에 따라 정 교수의 소환은 이보다 앞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의혹을 보면 정 교수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총 8개로 압축된다. 사모펀드의 경우, 정 교수는 펀드 투자자가 펀드 운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자본시장법 조항을 어겼을 가능성이 높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경우, 관련 조항을 위반했을 때 투자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행정제재를 받는다.

문제는 정 교수가 주가조작 등 사기적 부정거래로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있다. 정 교수는 조 장관 일가의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로부터 고문으로 근무하고 매출을 직접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WFM로부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달 200만 원 씩, 총 14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정 교수가 실제 용역을 제공하지 않았고, 당시 WFM 대표이자 코링크PE 대표였던 이모 씨와 조 씨가 임의로 WFM의 돈을 사용하는 것을 인지했다면 형법 355조에 따라 업무상 횡령을 공모한 공범으로 묶일 가능성이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조 씨가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로부터 투자를 받은 웰스씨앤티로부터 빼돌린 10억 원이 채권과 주식대금 상환 명목으로 정 교수에게 전달된 의혹과 관련해서는 상법 628조 가장납입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데, 결국 정 교수가 자금흐름을 인지했는지가 관건이다. 납입 가장 적용이 안될 경우 WFM의 돈을 빼돌리기 위해 돈을 주고 받았다고 횡령 혐의를 검토할 수 있는데, 액수가 5억 원 이상이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3조(특가법상 횡령)이 적용돼 가중처벌 될 수 있다. 특가법상 횡령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최근 검찰 수사에 따르면 조 장관의 처남 정모 씨는 WFM의 실물주권 12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증권을 실물로 보유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사모펀드 전문가들은 차명으로 산 WFM 주식의 임의 처분을 막기 위해 정 씨가 실물로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정 교수가 차명으로 WFM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면 정 교수는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이미 검찰은 정 교수를 상대로 딸 조모(28) 씨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며 사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긴 상태다. 검찰은 정 교수가 위조된 표창장을 딸이 유명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하게끔 한 것을 두고 사문서위조 행사 혐의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학교의 입시를 방해했다는 위계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 교수가 아들의 상장 등도 추가로 위조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형법 제231조는 타인의 이름을 임의로 도용해 문서를 위조한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아울러 형법 234조는 위조된 문서를 행사하면 처벌이 가중하도록 정했다.

이외에도 동양대 연구실의 데스크톱을 반출한 것과 관련 증거인멸교사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앞서 데스크톱 반출과정에서 정 교수를 동행한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모 씨는 정 교수의 지시에 따라 데스크톱을 보관하고, 자택 PC하드웨어를 교체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