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가의 3배 수준

풀무원의 양호한 현금흐름 반영

“단기 자금조달 차환, 재무구조 개선 기대”

풀무원 EBITDA 지표
풀무원 EBITDA 지표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풀무원이 7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한 가운데, 보통주 전환가액을 2만7000원으로 하기로 해 이목이 쏠린다. 최근 풀무원 주가가 9000원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3배 가량 비싼 가격이다. 풀무원의 장래 목표 실적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풀무원은 700억원 규모(연 이자율 4.8%)의 후순위 전환사채(CB)를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에서 총액인수하게 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300억원(42.86%), NH투자증권이 200억원(28.57%), 신한금융투자가 200억원(28.57%) 규모다. 앞서 풀무원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한 결과 매수주문이 58억원에 그쳤고, 나머지 물량에 대해선 증권사들의 재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CB의 특이한 점은 전환가액이 2만7000원으로 확정됐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풀무원 주가(9000원대)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CB를 인수하는 측에서는 '보통주로의 전환을 통한 매각'보다 '풀무원으로부터의 차입금 상환'을 기대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부담은 CB 매각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 가격 산정이 최근 풀무원의 '당기순이익(최근 3년간 평균 약 220억원)과 업종 PER(약 16배)'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의 중장기 현금흐름이 양호해질 것으로 가정하고 전환가액을 산정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풀무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영업이익과 유무형상각비 합산)이 최근 1129억원 수준인데, 식료품 업종 평균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인 10.42배를 부여받게 되면, 1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된다. 현금흐름이 양호해지면 이보다 기업가치는 더 높게 측정된다. 단순히 최근 당기순이익과 PER을 고려했을 때 산출되는 시가총액(약 3500억원)의 3배 이상 되는 기업가치로 산정되는 것이다.

이번에 풀무원이 CB를 발행하기로 한 것은 차입금상환과 차환용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풀무원은 2019년 12월 11일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산업은행 등에 400억원 자금(이자율 3.13~3.89%)을 상환해야 했다. 또 2019년 10월 14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300억원(표면이자율 3.298%)을 차환해야 할 상황이기도 했다.

풀무원은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176.2% 수준이었던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말 269%까지 상승했다. 운용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그동안 부채로 인식하지 않았던 운용리스 2242억원이 부채로 분류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IB업계 관계자는 "CB발행의 양상을 보면 당장은 직접적인 자금 필요에 따른 것이고, 새 리스회계기준(IFRS16)에 따른 부채비율 악화가 풀무원이 CB를 발행하게 된 주요 이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