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내 절차 완료…노사 모두 반대, 여야 입장차 국회 통과 불투명
未비준 시 EU 제제 우려…협정 위반 따질 한-EU FTA 전문가패널 곧 구성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실업·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 내 절차가 마무리되고 마지막 관문인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노사 모두 정부의 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고 여야간 입장차도 커 정부의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에서 법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협약 비준은 사실상 물건너가게되고 유럽연합(EU)의 제재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결사의 자유 등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실업자·해고자도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등 3개 관련법 개정안을 전날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데 이어 대통령 재가를 거치는대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관계부처 및 노사단체 의견 수렴을 거쳐 협약 ‘비준 동의안’을 마련,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ILO 핵심협약은 ILO가 채택한 189개 협약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노동권에 관한 8개 협약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이 중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금지 관련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22일 미비준 4개 핵심협약 중 제87호 결사의자유 및 단결권보호 협약, 제98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 협약, 제29호 강제노동 협약 등 3개 협약에 대한 비준절차에 착수한 후, 지금까지 ‘투트랙’으로 ‘비준 동의안’과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한 정부 내 절차를 진행해왔다. 정부내 협약비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고 이제 국회 통과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법 개정을 위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영계는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할 때 ILO 핵심협약 비준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고, 노동계는 법안 내용이 ILO 핵심협약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비판한다. 여야의 입장도 극명히 엇갈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미지수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지 못하면 비준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ILO 핵심협약 비준을 둘러싼 한국-유럽연합(EU)의 분쟁 해결 절차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한국이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에 규정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분쟁 해결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양측은 분쟁 해결 절차 마지막 단계인 전문가패널 구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 패널이 구성되면 한국의 FTA 위반 여부를 따져 패널 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당초 한국과 EU는 지난달 초 전문가 패널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협의가 지연됐다. 패널 구성은 곧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패널이 구성되면 90일 동안 활동하는 만큼 패널 보고서가 올해 말∼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정부는 ‘비준 동의안’과 ‘법률 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국제노동기준과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한 합리적인 법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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