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성, 2018년 2월부터 20개월째 하락…아파트 등 건물 건축이 하락세 주도

지난 17일 문 대통령 “필요한 건설투자는 확대해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경기 활력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건설부문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도 부정이 대세를 이룬다. 건설투자는 무려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역대 최장 기간 하락세다. 특히 경기 부진과 부동산 규제가 겹치면서 건물 건축공사가 큰 하락세를 보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투자(건설기성·불변)는 8조2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2월부터 20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있다.

199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2월부터 2009년 1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한 적은 있었지만 약 2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건설투자가 부진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 종류별로 보면 아파트, 공장 등 건물에 대한 건축 공사가 지난달 16개월 연속 줄며 전체 건설투자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2월부터 14개월 연속 부진을 겪던 토목은 지난 4월부터 다소 개선되고 있다. 다만 지난달 토목공사 금액은 2조3054억원으로 건축(5조9926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전체 건설투자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건설투자는 건축물에 대한 건축 공사와 철도, 도로, 댐,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토목 공사로 구성된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건설수주의 경우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하며 상승 전환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변동세를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부진한 건설투자는 전체 국가의 성장을 갉아먹었다. 올 3분기 건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5.2% 감소하며 3분기 성장률(0.4%)을 끌어내렸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철도궤도 사업 중 하나인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자 사업, 3조1000억원 규모가 지난달 건설수주에 잡혔다"며 "한 달 수치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우선 3조원 규모만으로도 토목 분야 기성이 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건설투자를 지나치게 옥죄고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정부는 출범 후 줄곧 대규모 건설 대신 생활SOC 등에만 집중하고, 부동산 규제까지 강화했다. SOC 예산은 줄곧 20조원을 밑돌았고, 추가경정예산에서도 배제됐다.

그 결과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8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15~2017년 1%포인트에 달했던 기여도는 2018년 -0.7%포인트로 전환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건설투자를 통한 경기부양 카드를 꺼냈다. 이달 17일 문 대통령은 "국민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건설 투자에 주력하면서 필요한 건설투자는 확대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여전히 전통적인 SOC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생활밀착형 SOC, 노후 SOC 개보수 등은 대규모 투자가 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어 "건설투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 고용이 많고, 산업 파급효과가 커서 민간 활력에 미치는 효과가 높은 만큼 강력한 투자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