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40년 가까이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3년 전 명예 퇴직한 H씨(남․63). 직장에 다닐 때 하지 못했던 여행과 독서, 운동 등을 즐기며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그한테 몇 달 전 백내장이 찾아왔다. 노안은 40대 말부터 시작되어 돋보기를 착용해오던 터였다.
그런데 노안에 백내장까지 겹치다 보니 눈이 침침해져 좋아하는 독서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게 됐다. 특히 얼마 전에는 야간운전 시 시야가 흐릿해지는 바람에 횡단보도 보행자를 칠 뻔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H씨는 곧바로 안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 후 수술을 감행했다.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하는 수술이었다.
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에 노폐물이 쌓여 혼탁해지면서 물체가 뿌옇거나 이중으로 보이는 눈 질환이다. 특히 밤에는 낮보다 눈이 부시고 시력이 떨어져 시야 확보가 더 어려워 운전 등 여러 면에서 불편함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백내장은 크게 노화로 인한 노인성 백내장, 당뇨·외상·선천성아토피 등 질병에 따른 백내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노인성 백내장 환자가 전체 백내장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 보고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의 42.2%, 65세 이상 성인의 91.8%가 백내장 증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30, 40대에서도 백내장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스마트폰과 PC 사용시간의 증가로 인해 눈의 피로도가 높아진데다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음주, 흡연 등 환경 요인과 외상,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 그리고 스테로이드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 등에 따른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수술은 한 해에 40만건이 넘게 진행되고 있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하는 눈 질환 수술이다. 이미 보편화된 수술이다.
예전에는 백내장 증상이 충분히 진행된 후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구의 공막 부위에 절개 창을 크게 열고 물리적으로 수정체를 꺼내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2㎜ 정도의 미세 절개 창을 통해 초음파로 수정체를 분쇄해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굳이 수술 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수술법은 단순히 백내장 증상만 나타났을 때 가능하다. 근시, 원시, 난시로 평소에 안경을 착용하다 노안이 오면서 백내장 증상까지 겹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백내장수술을 받으면 복합적인 시력장애 증상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백내장수술 시에는 눈에 어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느냐에 따라 수술 후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눈 상태와 증상에 꼭 맞는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백내장뿐만 아니라 다른 증상이 겹친 경우에는 인공수정체 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인공수정체는 크게 단초점, 다초점, 난시용 렌즈로 나뉘는데,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시력 조절능력이 없어 근•중•원거리 중 하나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 증상은 사라지지만 초점 조절이 잘 안 돼 근거리가 흐리게 보이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다초점 인공수정체다. 명동서울밝은안과 김용은 원장은 “근․원거리를 동시에 선명히 볼 수 있는 특수 인공수정체를 눈 속에 넣기 때문에 백내장 치료뿐만 아니라 노안까지 교정해준다”며 “난시를 교정해주는 단초점 또는 다초점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삽입해주면 백내장을 제거하면서 근시, 원시, 난시 및 노안까지 모두 교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동서울밝은안과는 레스토, 렌티스, 리사, 테크니스, 리줌, 레스토토릭 등 렌즈별 특징을 파악하고 환자의 증상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맞춤식 백내장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는 고화질 다초점 렌즈인 렌티스렌즈나 레스토렌즈 삽입술을, 백내장과 난시를 동시에 개선하는 데는 아크리소프토릭렌즈 삽입술을 각각 시행하고 있다. 김용은 원장은 “예전에는 수술 후유증이 많고 회복이 느려 증상이 한창 진행된 후에 백내장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수술법과 장비가 발달해 거의 부작용이 없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백내장 증상을 자각했을 때 안과를 찾아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 본인의 증상에 맞게 맞춤형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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