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관련 예산안 분석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지원을 크게 확대하고 있으나, 관련 예산의 80% 이상이 연구개발(R&D) 사업에 투입돼 관련 기술의 사업화에는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중소·중견기업의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도 제한될 것이란 지적이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소재·부품·장비 지원 사업의 현황과 개선 과제’를 보면 정부는 소·부·장 부문의 공급 안정과 자립을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1조182억원)의 2배를 넘는 2조1242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이 중 기술개발을 R&D 사업이 1조2571억원으로 전체의 59.2%를 차지하고, 신뢰성 평가 등을 위한 기반구축 목적의 R&D 사업이 4745억원(22.3%) 등 관련 R&D 예산이 전체의 81.5%를 차지한다. 나머지 3900억원은 투자·융자를 통한 금융지원 사업이다.
예산정책처는 소·부·장의 국산화는 기업 생산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R&D 예산 중심의 지원이 국산화 전략에서 효과적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예산안에 편성된 기술개발 사업은 대학의 연구실 등에서 개발된 기술을 상용화 가능한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추진돼 기업 보유기술을 양산단계로 발전시키는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도 판로개척이나 사업화 성과로 연계된 실적이 매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 개발사업에서 2016~2018년 종료된 241개 과제 가운데 실제로 수요기업의 구매로 사업화의 성과가 나타난 과제는 17개로 대상 사업의 7.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소·부·장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판로개척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정 기업의 수요 중심으로 R&D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수요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판로 개척 및 정부의 일관된 투자계획과 같은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1년 이내 자립화 20개, 5년 이내 자립화 80개 등 100대 전략품목 선정과 지원과제를 비공개로 추진하는 데 대한 보완책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비공개로 추진할 경우 과제 선정의 공평성 문제와 정책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소재·부품·장비 지원 사업 중 일부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결과를 반영해 예산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고 적적성 검토가 진행 중인 중소벤처부의 테크-브릿지 활용 상용화 기술개발, 산업부의 제조장비시스템 스마트제어 기술개발 및 전략핵심소재 자립화 기술개발 등 3개 사업의 경우 총 1796억원으로 소부장 전체 R&D 예산의 10.4%에 달한다.
동시에 R&D 사업을 지원한 기업 중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여력이 부족한 기업에 과도한 자금이 지원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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