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공유는 정보 저장 아닌 확산

대법원,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벌금 200만원 확정

대법원 [헤럴드경제DB]
대법원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다른 사람이 작성한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하는 행위도 정치적 의사표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경우 선거중립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신모(62)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신 씨는 준 공무원인 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9월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장 후보로 나온 A씨의 공약을 비판하는 글을 다수 페이스북을 통해 올렸다. 신 씨는 또 이듬해 3월 325명의 참여자가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을 포함해 A후보의 낙선을 위한 게시글을 34차례에 걸쳐 올리고 자신이 ‘정책개발자문’으로 있는 B후보의 지지를 위한 글을 올렸다.

1심 재판부는 신 씨가 지방 공단 이사장의 신분으로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그 과정에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신 씨는 “유권자로서 공직선거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했을 뿐이며, 페이스북의 ‘공유하기’ 기능은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이용한 것 뿐”이라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신 씨의 주장처럼 아무런 글 내용을 추가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글을 ‘공유하기’ 만 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내용 자체가 B후보를 지지하는 노골적인 표현이 다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정보저장’을 위한 행위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없고 ‘정보확산’을 통한 선거운동 행위라고 했다. 신 씨의 페이스북 친구가 5000여명에 이르렀기 때문에 상당한 숫자의 사람이 게시글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도 감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