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VC 시장 현황 분석 보고서 발간

VC AUM, 증가율 꺾였지만 지속 확대

“업종 편중, 투자 효율 높지만 리스크 높아”

“초중기 기업 투자비중 증가…불확실성↑”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벤처캐피탈(VC) 펀드의 신규 결성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시장 규모가 2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바이오와 정보기술(IT) 등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 편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일부 업종에 대한 투자 집중은 특화된 심사역의 역량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업황 악화를 맞닥드렸을 때 엑시트(투자 회수)가 지연되거나 투자손익이 악화할 수 있다. 펀드에 대한 포트폴리오 리스크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VC 펀드 신규 결성액은 2조692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2조6751억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올해 전체 신규 결성액은 5조원에 달했던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등록된 VC 회사(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자) 또한 지난해 말 237개사에서 256개사로 증가했다. 총 운영자산(AUM)은 지난 10월 말 2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7.5%가량 늘어났다.

VC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금액도 증가 추세다.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돼, 이미 지난해 전체(3조4000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투자받은 기업 수도 1333개사로, 지난해 동기 1152개사보다 늘었다. 투자받은 기업당 평균 투자액 역시 2017년 19억원, 2018년 25억원에서 올해 26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바이오, ICT서비스 등 특정 업종에 투자가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전체 투자금액에서 바이오,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3개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4년 42%에서 지난해 63%, 올해는 70%까지 증가했다. 기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성과가 대체로 우수했고, 최근 핀테크나 신개념 유통 플랫폼에 대한 시장 관심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투자 비중이 2014년 18%에서 올해 28%까지 증가해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업종에 대한 투자 집중은 특정 업종에 특화된 심사역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대로 투자한 업종의 업황이 나빠질 경우 회수 지연 및 펀드 수익률 하락에 따라 성과보수와 투자손익이 악화할 수 있다"며 "펀드에 대한 포트폴리오 리스크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양극화와 함께 초·중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특징도 확인됐는데, 이는 손실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창업후 3년 이하의 초기 기업과 3~7년 경력의 중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지난 2014년 각각 30%, 25% 수준에서 올해 35%, 40%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기간 7년 이상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45%에서 25%로 감소했다. VC 펀드가 조달한 자금이 늘어나면서 투자 대상 발굴 경쟁이 심화하는 한편, 후기 기업의 경우 경영참여형사모펀드(PEF)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 연구원은 "검증된 후기 기업 대신 초기, 중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기대 수익률 상승과 손실 불확실성을 동시에 높인다"며 "이는 결국 우수한 심사역을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VC 펀드 성과의 양극화로, 이는 다시 VC 기업에 대한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