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미국의 첫 흑인 법무수장이 흑인 소요 사태 때문에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곁을 떠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핵심 측근이자 미국 첫 흑인 법무 수장인 에릭 홀더(63) 법무장관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사퇴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서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에 사망하면서 발생한 흑인 소요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홀더 장관은 오바마 1기 행정부인 2009년 2월부터 5년 8개월간 재임한 최장수 각료 중 한 명이다.
첫 흑인 법무장관이자 법무장관 역사상 4번째 장수 장관이기도 하다.
홀더 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지낸 ‘클린턴 사단’ 출신 변호사로, 2008년 대선 초반부터 선임 법률고문으로 활동하며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특히 부통령후보 선정위원회에서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을 지명하는데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열 살 차이가 나지만 컬럼비아대 학부 동문이라는 학연을 갖고 있다.
홀더 장관은 취임 이후 미국 내 흑인 및 히스패닉ㆍ아시아계 등 소수 인종과 게이ㆍ레즈비언 등 성적 소수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선봉 역할을 자임해왔다.
미국 공영방송 라디오 NPR는 이날 홀더 장관의 업적을 평가하면서 그가 2009년 한 연설에서 “미국은 인종 문제 측면에서 ‘겁쟁이들의 나라’(a nation of cowards)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전하고 그로부터 5년 후 퍼거슨에서 흑백 갈등 소요사태가 불거져 직접 현장에 급파돼 사태 진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홀더 장관의 전격 사퇴에도 불구, 경찰의 비무장 흑인에 대한 총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미국 흑인사회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초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마이클 브라운(18)이 순종의 표시로 두 손을 들었는데도 총격을 받아 숨진 사건의 여진이 이어지는 와중에 불거진 사건들이어서 논란은 더 확산되고 있다.
ABC와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발생한 흑인 남성 피살사건 당시 CCTV 영상 공개이 공개되면서 미국인의 공분을 샀다.
오하이오주 대배심이 총격 경찰관에게 불기소처분을 평결했지만, 평결 때 경찰 측이 제시한 상황 설명과 CCTV 영상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숨진 남성은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장난감 소총을 집어들고 다니다가 총격을 받았는데, ‘총을 내려놓으라는 지시를 어겨서 발포했다’는 경찰의 주장과 달리, 영상에서는 장난감 총을 내려놓았음에도 경찰이 총기를 발사하는 모습이 나왔다.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도 경찰차 카메라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 경관이 교통위반 차량 운전자에게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구했는데, 이 운전자가 차 안으로 몸을 깊이 숙이자 화면 밖에서 경관이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한편, 미주리주 퍼거슨 경찰의 토머스 잭슨 경찰청장은 이날 총격 사망자 브라운의 부모와 퍼거슨 시민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영상 성명을 발표했다.
잭슨 청장은 “아들을 잃게 된 점에 정말로 사과드리고, 마이클(의 시신)을 길에서 옮기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점에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브라운의 부모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이클 브라운 사망사건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총격 경관 대런 윌슨을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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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100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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