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ㆍ이정아 기자] 정부가 장년층 고용안정과 자영업 보호를 위한 ‘4대 패키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자영업ㆍ소상공인 대책을 내놨으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란’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 자영업이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복잡하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서로 뒤엉켜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말하는 구조적 문제란 자영업을 둘러싼 악순환을 의미한다. 장년층의 고용불안이 조기퇴직으로 이어져 자영업 과잉 진입 문제가 발생하고 업종 내 경쟁이 심해지면서 내수와 체감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때문에 장년층 고용을 안정시켜 자영업 진입을 최소화하고, 기존 자영업자들의 핵심 애로사항인 상가권리금 보호와 주차장 문제를 해결해 영업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현재 자영업 종사자는 약 580만명. 무급가족종사자까지 포함하면 711만 명에 달한다. 이들 자영업자의 매출은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빚은 증가해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를 보면 자영업의 평균 월매출은 2010년 990만원에서 지난해 877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자영업 가구당 부채는 2010년 7131만원에서 지난해 8859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0년 68만7000명 수준이던 ‘폐업 개인사업자’는 지난해 83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또 우리나라의 자영업 생존율은 1년 후 83.8%, 3년 후 40.5%로 떨어지고 5년 후가 되면 29.6%로 급락한다. 창업 5년 만에 자영업 10곳 중 7곳은 망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임에도 직장에서 밀려난 장년층은 비교적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자영업으로 몰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27.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2배에 달한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은 9배, 이ㆍ미용업은 11배, 음식점은 미국의 18배에 달할 정도로 포화 상태다.
게다가 2011년부터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이 본격화하면서 2021년까지 연평균 20만명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가 갈수록 자영업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여덟 차례나 자영업ㆍ소상공인 대책을 발표했다. 주로 기존 자영업자의 경영애로 완화를 위한 자금ㆍ교육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다 보니 창업 전 단계부터 퇴직 장년층의 과잉진입을 억제하기 위한 대안이 부족했다. 또 타깃을 유망업종에 맞추지 못해 정책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이번 정책 패키지에 장년층 고용안정과 자영업자 생애주기 단계별 대책, 상가임차권 및 권리금 보호방안, 주차난 완화 방안을 담았다. 장년층의 노후생활 안정기반을 확충해 자영업 과잉진입을 막고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되 음식업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분야는 임금근로자로의 재취업, 업종전환 등을 유도해 수익성 악화를 시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토로하는 상가권리금 문제를 해결해 220만명에 달하는 상가임차인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고 주차장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했다.
지난 20년간 상가권리금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화가 여러 차례 시도됐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다. 이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 의장과 최 부총리 등 관련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당정협의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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