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노총’으로 등극하면서 사회적 대화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민주노총이 즉각 정부에 노정관계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대표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앞으로 대화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고용노동부의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작년말 기준으로 96만8035명으로 한국노총(93만2991명)보다 3만5044명 많았다. 지난 1995년 11월 창립이후 23년만에 한국노총을 제치고 처음으로 ‘제1 노총’의 지위를 차지한 것이다. 양대 노총 구도인 국내 노동계에서는 규모가 큰 쪽을 제1노총으로 불러 대표성을 부여해왔다.
제1노총이 된 민주노총은 즉각 정부와 직접 대화하는 창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제1 노총이 된 민주노총과 양극화·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정관계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 현안 해결을 위한 노정 협의 등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민주노총의 주장은 향후 노정관계는 물론 사회적 대화 구도 등 노사정 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을 예고한다. 당장 노동계의 무게 중심이 민주노총으로 옮겨지면 제1노총이 빠진 경사노위가 내놓는 사회적 합의의 무게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경사노위가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노총이 제1노총으로서 든든한 사회적 대화의 버팀목이 됐기 때문인데 이제 제1노총 없는 경사노위가 됐다. 그렇다고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복귀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를 제치고 별도의 노·정 대화체 결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대표성 논란이 일면서 경사노위의 위상만 약화될 것이 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노총은 또 “민주노총이 제2 노총이라는 이유로 정부 각종 위원회 위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즉시 재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위원회를 비롯해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심의위원회 등노동계가 참여하는 정부 위원회는 70여개에 달한다. 그만큼 정부 정책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김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임위의 경우 근로자위원 9명 가운데 한국노총 추천 5명, 민주노총 4명인데 이제 반대로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노총은 5만명 규모의 전교조가 법외노조 취소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더 커지게 된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제 민주노총도 제1노총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 전문가는 “민주노총은 그간 해왔던 한국노총의 역할을 피해갈 수 없다”이라며 “사회적 대화에 대해 민주노총도 고민해야 하고,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외면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de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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