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홍콩 경찰이 9년만에 최루탄을 사용하며 도심점거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의 반환 이후 최악의 혼란을 겪고있다.

29일 미국의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FP)는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이번 홍콩 민주화 시위가 홍콩 역사에 역사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마련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지난 28일 도심 점거 시위에 본격 나서면서 경찰과 충돌, 수십명이 다쳤다.

홍콩 범민주파 시민과 학생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정부청사와 입법회(한국 국회격) 부근에서 전인대 선거안 철회와 새로운 정치개혁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홍콩 경찰은 이례적으로 최루탄, 최류액 스프레이, 곤봉 등을 사용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홍콩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한 것은 지난 2005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당시 벌어진 한국농민들의 항의 시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로 최소한 38명이 부상했다.

29일에도 긴박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도심으로 통하는 도로가 일부 봉쇄되면서 아침 출근시간 때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사태가 악화될 것으로는 예상못했다. 이전까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거의 없었다. 체포된 시민들도 몇시간 지나면 풀려났다.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를 놓고 대다수 홍콩시민들은 이같은 시위가 홍콩의 친(親)비지니스 평판에 오점을 남기고 시장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면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실제로 9월 전에 실시된 많은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홍콩 시민들은 ‘센트럴을 점령하라’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28일 오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최루탄이 터지면서 홍콩 도심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이같은 경찰의 과격대응은 홍콩시민들을 심각하게 동요시켰다. 현재 홍콩매체들의 온라인 토론방은 경찰의 야만성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차있다. 갈수록 많은 홍콩시민들이 자신들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노란리본으로 교체하면서 시위대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FP는 “중국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에 굴복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진짜 전투는 지금부터 시작일 것이다”고 전했다. FP는 “홍콩의 미래 세대가 9월28일을 기념할 지도 모른다”면서 “비정치적 도시로 유명한 홍콩에서 이날이 정치적 날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