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최근 만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임대주택 등록사업을 얘기하던 도중에 유명 대중가요의 한 구절을 흥얼거렸다. 장려했다가 규제 대상으로, 1여 년 만에 번복해버린 이 정책에 이처럼 꼭 맞는 노래구절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2017년 8·2 부동산대책과 12·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으로 민간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쳤다.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임대료 증액 연 5% 제한과 최장 8년 재계약 등을 보장하면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임대소득세 등 세제 혜택을 준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도 충분치 않은 임대물량을 다주택자에게서 확보할 수 있고, 세입자는 과도한 임대료 인상 걱정 없이 일정기간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에 등록 임대주택은 이듬해까지 38만2000가구 추가된다.
하지만, 정부는 1년 만에 정책 기조를 뒤엎고 9·13 부동산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의 등록 임대주택에 대해 양도세·종부세 혜택 축소에 나선다. 이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집값 급등의 ‘원흉’으로 본 데 따른 것이다. 2018년에 늘었던 등록 임대주택은 사실상 그해 9월 이전에 등록된 물량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12·16 대책에서는 임대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하고, 취득세·재산세에 가액기준을 추가해 세제혜택에 제한을 뒀다.
이렇다 보니 결과는 뻔했다. 지난해 신규 등록 임대주택은 14만6000가구로 전년(38만2000가구) 대비 62% 감소했다. 서울만 보면 추가된 등록 임대주택이 4만8048가구로 이 기간 66% 줄었다. 임대사업자 등록도 반 토막 났다. 지난해 신규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7만4000명인데, 전년(14만8000명)대비 50% 줄었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실적과 비교해봐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정책을 추진했던 국토교통부도 9·13 부동산대책으로 일부 세제혜택을 축소·조정한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까지 누적 등록 민간 임대주택은 150만8000가구다. 우리나라 임차가구 중 150만 가구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숫자다. 공공임대주택이 추가로 확보되기 전까지는 전·월세시장 안정 측면에서 민간임대주택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오락가락 정책 탓에 갈 길은 더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2년까지 정부의 민간임대주택 등록 목표치는 200만가구인데, 벌써부터 ‘등록할 사람은 다 등록한 것 아니냐’는 말이 국토부 내부에서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최근처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월세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더 아쉽다. 정책 목적이 임대차시장 안정화라는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렇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3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2017년 전세가격은 다수 지역에서 5%를 웃돌았지만, 상대적으로 임대등록을 한 경우 낮게 상승했다”며 정책 효과에 주목하기도 했다.
보다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잇달아 나온다. 민간 임대사업자제도는 기본적으로 임대인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돼 있지만, 적정 세제의 수준이 어떤 수준인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때문에 정권의 정책 기조에 따라 일관성없이 혜택을 주거나 없애기도 할 수 있다. 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는 “이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얼마나 이득을 볼 것인가, 어떤 부분을 감내해야 할 것인가, 어떤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을까 파악해야만 임대등록을 할 것”이라며 “이것이 장기간 유지돼야만 결국 임대차시장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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