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기준, 서울 집 소유 2만3484명
영등포·용산·마포구도 선호 지역
부동산 매매, 상당수는 투자 목적
“강남 부동산은 안전자산” 인식
일부선 “자금출처 등 소명 필요”
정부가 시가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타깃으로 매매를 까다롭게 한 가운데 서울에 부동산을 보유한 외국인 다섯 중 한 명은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에 아파트나 빌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요국들이 외국인 투자자의 부동산 매매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국인과의 형평성 지적도 나온다.
▶‘강남부동산은 곧 안전자산’, 외국인도 안다=1월 현재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부동산 등기가 등록된 외국인은 서울 기준 2만 3484명으로 이 가운데 2273명은 강남구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
구체적으로 보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소유 등기 23%가 몰려 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새 아파트촌이 된 강북 핵심지도 비중이 컸다. 신길뉴타운이 있는 영등포구(1508명)를 비롯해 용산구(1498명), 마포구(1382명)와 서대문구(1338명)도 부동산 등기를 등록한 외국인이 많았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매는 투자 목적이 있다”면서 “집값이 오를 것으로 판단한 해외 교포, 순수 외국인, 중국인 등이 서울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유 자금이 많은 외국인들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투자가치가 높고 살기 좋은 강남의 주택을 구매한 것”이라며 “국제학교 등 접근성이 좋은 강남 지역으로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의 매입도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18년에는 글로벌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가 방배6구역의 이주비 대출을 결정하며 강남 부동산이 안전자산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화두가 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개입에 따라 이주비 대출은 무산됐지만, 외국인들의 부동산 등기 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이를 방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대사업을 하는 외국인 수도 늘었다. 2019년 말(확정일자 기준) 서울 지역의 외국인 임대인수는 726명으로 2015년 332명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에 세를 놓은 외국인 집주인은 2017년을 제외하곤 5년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외국인 ’규제 사각지대‘ 논란= 문제는 사실상 내국인 역차별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시가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매입하려면 대출 규제는 물론이고, 복잡한 자금 출처 소명 절차도 거쳐야 한다. 세제 중과 대상이기도 하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외국인이 자국 은행이나 글로벌 은행에서 대출받아 국내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3대 부동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제 면에서도 내국인보다 유리하다. 외국인 역시 취득세나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조세를 동일하게 적용받으나, 예외 조항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거주 요건의 예외 규정인 ’업무상 거주 이전‘에 대해서도 확인하기 어렵다. 강남 아파트를 매수해 단기 차익을 거두더라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세금을 거두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외국인은 부동산을 취득할 때 외국환거래법상의 신고가 전혀 필요 없다. 전문가들은 앞서 해외 주요국이 외지인의 부동산 투자로 인한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관련 법규를 마련한 것과 달리, 한국은 해당 규제가 내국인만을 향해 있다고 꼬집는다.
국토교통부도 21일부터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해, 외국인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등의 사안은 별도 신고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국내 부동산이 외국인의 자금 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자금출처 소명 등에 관한 기준을 외국인으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연진·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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