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1.3m에서 ‘입수각 더 좁게 뛰어들라’ 지시하기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수영 초급자에게 수준에 맞지 않는 다이빙기술을 시켜 사지마비 상태에 빠트린 강사와 수영장이 4억원대 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 김환수)는 피해자 A(40) 씨가 수영강사 박 모 씨와 부천의 한 레포츠센터 수영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노동가동 연한을 65세로 봐 일실수입을 계산하고, 위자료를 더해 4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씨는 사고 위험이 높은 스탠드스타트 동작의 위험성 및 A씨의 수준, 체격을 고려해 안전하게 지도·감독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게을리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박 씨가 일부 수강생의 요구에 따라 상급자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고급 기술을 강습했다는 것이다.
평소 수심 1.8m짜리 수영장 수심은 사고 당일 1.3m 깊이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박 씨는 수강생들에게 수심이 낮다는 것을 알리지 않고, 입수각도를 조절하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처음 이 기술을 배우는 A씨에게는 ‘더 입수각을 좁혀서 뛰라’고까지 주문했다. 수영장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A씨는 사지가 마비됐다.
수영장의 책임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수영장이 교육과정에서 정해진 진도표 이외의 다른 강습을 하지 못하게 소속 강사를 감독하지 않고, 모두 일임한 채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수심 1.3m은 시설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공작물책임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수심 0.9m~2.7m 이내이면 규정상 문제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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