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배우 김혜준(24)의 연기가 달라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 1 때만 해도 김혜준의 연기 톤은 흔들렸다. 시즌 2에서는 물론 비주얼에 의한 카리스마 어필 덕을 보기는 했지만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킹덤2’는 죽은자들이 좀비로 살아나 아수라장이 된 조선에서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와 궁에서 나온 왕세자 창(주지훈 분)의 사투를 그렸다.
김혜준은 해원 조씨 가문 영의정 조학주(류승룡 분)의 딸로, 계비 조씨 역인 중전 자리에 앉아 야망을 불태운다. 최근 이뤄진 화상인터뷰에서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시즌 1보다 시즌 2에서 중전의 캐릭터나 행동력들이 더욱더 과감해지고 커지기 때문에 그런 것들 표현을 잘하기 위해 저도, 중전도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 더 단단하고 옹골차게 준비했던 것 같다.”
김혜준은 시즌 1에서의 부정적인 평가가 오히려 자극의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독기 아닌 독기가 생겼던 것 같다. 시즌 2는 이겨내고야 말겠다고 생각하며 힘을 냈다.”
김혜준이 표현하는 중전은 한마디로 ‘독하다’. 아들을 안고 비어 있던 왕의 자리에 스스로 올라간 중전은 “그렇게 하찮았던 계집아이가 모든 걸 가질 겁니다”라고 힘있게 말한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과 권력에 대한 야망을 동시에 담고 있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습니다”라는 대사는 중전의 욕망을 오롯이 표현한다.
김혜준은 시즌 2가 시즌 1에 비해 분량이 늘어났지만 대사가 크게 많아진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짧은 대사 몇 개를 인상 깊게 소화해 연기를 돋보이게 했다.
“이런 대사는 그때그때 순간적으로 느꼈던 감정이 아니라 그동안 당했던 수모들을 곱씹고 있다가 터뜨렸다.”
김혜준은 연기방법을 바꾼 건 아니라고 했다. 다만 시즌 2가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중전이 시즌 1에서는 욕망을 숨기지만, 시즌 2에서는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과감한 대사와 행동이 매섭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시즌 1에서는 멋모르는 하룻강아지였다면, 시즌 2에서는 단단한 톤을 잡았다.”
김혜준에게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장면을 묻자 “모든 장면에 신경을 다 썼지만 아무래도 아버지 조학주를 죽이는 장면과 근정전에서 창 일행과 대적하는 장면은 제일 중요하고 큰 사건이기 때문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중전은 창이 어떤 왕이 돼야 하는지, 어떤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아빠 위에 서는 것이 목표다. 야망과 결핍이 있는 1차원적 인간이다. 아버지는 내 아래에 있고 이 나라는 내가 가질 것이라는 야망 하나로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래서 아버지를 서슴없이 독살할 수 있었다.”
김혜준은 “중전은 아버지나 가문, 즉 남성들에게 당한 핍박과 수모, 억압에 굴하지 않았다. 답답함을 느낀 여성들에게는 ‘사이다’일 수 있다. 그래서 중전을 더 좋아해준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킹덤’이 서양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재미있고, CG나 연출도 탄탄하고 전개도 빠르다”면서 “지금까지 서구권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더해지면서, 호기심과 보는 분들에게 미적인 감각도 충족시켜줬던 것 같다. 한국에서 자란 저도 ‘킹덤’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신기하고 아름답게 봤는데 외국에서 봤을 때 더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도 답했다.
근정전에서 좀비들이 중전을 덮치는 장면은 작품 최고의 압권이자 소름 끼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때 중전의 마음에 대해 김혜준은 “권력에 미쳐 있는 중전이라 해도, 막상 좀비들이 창을 두드리고 쫓아올 때는 중전이라는 지위 말고 인간으로서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거로 생각한다. 무표정과 단념 사이에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김혜준은 “혹평도 들었고 호평도 들었다. 시즌 2 작업을 통해 얻은 게 많다. 좀 더 단단해지겠다.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겠다”고 ‘킹덤 2’를 끝낸 마음을 전했다. 김윤석의 영화감독 데뷔작 ‘미성년’에서 주연을 맡았던 김혜준은 지난해 찍었던 휴먼재난영화 ‘싱크홀’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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