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피해 공식통보 의존
신탁사도 정보 파악 못해
금감원 “판매과정도 조사”
배상여부 법정 다툼 예고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 기자] 금감원이 이른바 ‘라임펀드’ 현장조사 대상을 주요 은행들로 넓히자 ‘불완전판매’ 목소리가 커진다. 은행의 권유로 라임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그간 충분한 정보를 공유받지 못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법정 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감원의 이번 현장조사 방점은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에 찍혔다. 대상은 우리·하나·경남은행 등이다. 은행권 판매잔액(자펀드 설정액 기준) 대부분은 우리은행(697억원)과 하나은행(509억원)에 몰려 있다.
20일 금감원 관계자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정황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게 될 것”이라며 “이후 4월 말까지 증권사들도 점검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문제가 된 라임펀드 가운데 무역금융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 투자자들은 하나은행이 지난해 7월 라임운용의 펀드 운용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서 예비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서울의 한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펀드에 가입한 A씨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PB에게 ‘검찰조사 한다는데 어쩌냐’고 물었더니 담당자가 무역금융은 가입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해서 넘어갔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하나은행 내부 자료(지난해 12월 작성)를 보면 은행은 그해 7월 초 라임운용이 미공개 정보로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CB)를 매각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음을 인지하고 일선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이를 알렸다고 돼 있다.
다만 하나은행은 “라임의 무역금융펀드 재구조화에 대한 정보는 10월 14일 환매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판매사들이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라임 무역금융펀드(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2호)의 신탁회사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판매사이자 신탁사로서 운용 과정의 문제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은행 측은 “신탁사와 판매사는 펀드의 운용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오로지 운용사를 통해 습득한 정보만으로 정보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판매사로서 펀드의 운용 상황을 투자자에게 재빨리 알라지 않은 의혹은 신한은행에도 제기된다.
이 은행은 올해 1월 고객들에게 펀드 부실 가능성을 처음 알렸다. 라임운용이 4~8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CI펀드 상환이 연기될 수 있다는 보고를 공식적으로 받은 직후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라임펀드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CI펀드 투자자들은 상당기간 라임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작년 9월 말 자체적으로 CI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감지하고 라임운용으로부터 운용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CI펀드가 계약과 다르게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했고 투자자산을 점검하기 위해 싱가포르 현지 실사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은 결과적으로 무역금융펀드와 다르게 CI펀드는 부실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 별도로 부실 가능성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작년 10월 부실이 확정된 무역금융펀드는 위험 등급이 1등급이고, CI펀드는 3등급으로 올해 1월에서야 CI펀드 환매 연기 사실을 공식적으로 통보받았다”며 “환매 연기를 확인한 후 바로 고객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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