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노선 중단에 113만배럴로 ↓

정유사 수익·재고부담 점입가경

지난 달 국내 항공유 소비가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해외 입국제한과 항공노선의 연쇄 ‘셧다운’(일시적 공장 가동 중단)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월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113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4년 11월 75만배럴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항공유 월간 소비량은 2014년 이후 악조건 속에서도 250만배럴 밑으로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2월에도 279만배럴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쇼크’로 항공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단숨에 110만배럴 대로 수직 하락한 것이다.

다른 석유제품과 비교했을 때에도 유독 항공유 소비의 급감이 두드러졌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 휘발유 소비는 15.09% 줄었고, 경유와 윤활유도 각각 11.89%, 19.43% 감소했지만 항공유는 같은 기간 65% 넘게 급감해 수요절벽의 충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유가 정유사 매출에서 10~20%대를 차지하는 ‘효자’ 제품이란 점에서 항공유 소비 급감은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를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해외 수출실적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3월 항공유 수출물량은 소폭 늘었지만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액은 3억9800만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6년 2월(3억1400만달러) 이후 4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항공유는 경유 다음으로 해외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들의 주력 상품이지만 최근 글로벌 이동 자체가 막히면서 쌓아 놓은 재고 압박만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이달 들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했다는 점에서 항공유 소비와 수출 추이는 앞으로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지난 22일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항공유는 시간이 갈수록 색깔이 변하고 변질되기 때문에 팔 수 없다. 그런 것부터 비워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고 부담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