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번거로운데 수익은 적어
위험관리·수익성 향상 포석
금융위 “서민에 불리한 조치”
신한은행이 15일부터 비(非)아파트에 대한 신규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은행은 코로나19 지원을 위해서는 부쩍 늘어난 가가계대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일각에선 은행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약한 고리’를 잘라낸 것으로 풀이한다.
수치상 신한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연말부터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달 말 기준 이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2조500여억원. 전체 원화대출에서 9.4%를 차지하는데 시중은행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다.
신한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9월까지 통상 8.1~8.2%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12월엔 8.6%로 오르더니 올해 2월 들어서는 9.0%를 넘어선 상태다.
신한은행 측은 “한정된 재원을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전세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속도조절을 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이번 조치에 은행권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통상 비아파트(다세대, 다가구 등)는 아파트에 비해서 유동성이 떨어진다. 일반주택에 대한 전세대출만 콕 집에서 중단한 것도 주택시장에서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대출 부실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전체 전세자금대출 중 비아파트 비중은 15%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통상 전세대출은 보증서담보로 실행되기 때문에 부실위험이 크지 않다”며 “ 아파트 이외의 주택의 전세대출이 유난히 빠르게 늘어서 조절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빌라와 다세대주택은 시세 산정이 쉽지 않고 보증 절차도 까다롭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택가격산정방법을 △해당세대의 등기부등본상 1년 이내의 최근 매매 거래가액 △국토교통부장관이 공시하는 공동주택가격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 △토지 공시지가와 건물시가표준액을 합산해 산출한 금액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 기준으로 제한했다.
은행 입장에서 빌라와 다세대주택 전세대출은 일은 번거로운데 수익은 별로 안되는 상품인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도 “전세 보증은 애초 취지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것인데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빌라, 다세대 계층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는 것은 일견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에는 신용대출 한도율을 조정했다. 대출받으려는 고객의 연봉 100%까지 잡던 한도를 80~90% 수준으로 줄이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은행의 원화대출 중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12% 수준으로, 역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다른 은행들은 신한은행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특정 대출상품을 중단할 계획은 아직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 심사 수준을 높이는 정도는 검토할 수 있으나 아예 신규 취급을 중단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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