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판례 끌어낸 박건호 변호사
동선 방해 크면 손배 가능성 높아
“환풍구나 화단 등 대형 시설물도
사전에 확인후 계약 진행을” 조언
“처음 상가 기둥이 문제되서 소송 한다고 했을 때 재판부에서 ‘아니 기둥 없는 상가가 어딨냐’는 반응부터 나왔어요. 하지만 시대가 점점 바뀌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초상권이 문제 될 거라고 누가 그랬겠어요. 좀 찍힐 수도 있는 거라고 했죠. 일조권도 ‘햇빛 좀 가릴 수도 있지’ 그랬죠. 하지만 점점 사람들의 현실 권리의식이 투철해지면서, 소송의 형태로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매달 일정부분 수익을 원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상가분양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박건호(38·사진) 변호사는 목돈을 들여 마련한 상가에 예상치 못한 시설물이 있을 때 소송을 통해 계약취소와 손해배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가 기둥 소송은 시행사 입장에선 아킬레스건이다. 박 변호사는 “대법 판례를 받아낸 승소 이후로 지금까지 상가 기둥 소송을 여러건 맡았는데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다”고 했다. 모든 소송에서 분양대금의 30%씩 많이 받아내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침해부분을 증명하기만 하면 조금씩이라도 손해배상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은 상가를 분양하면서 공간 제약이 생길 수 있는 기둥의 존재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면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는 판결을 내놨다. 또 시행사가 기둥이 있는 상가의 분양가격을 기둥이 없는 상가보다 더 할인해서 책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허위과장광고와 입주지연에 따른 지연보상금, 상가 하자 소송 등 기존 유형의 소송에서는 시행사가 계약자보다 우위에 있었다. 박 변호사는 “허위과장광고는 100건을 소송해도 그 중 하나가 인정 될까말까하다”고 말했다. 반면, 상가 기둥 소송은 걸었다 하면 최소 분양대금의 10%에 3, 4년간의 이자를 받아내면서 시행사도 부담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길 수 있을 만한 소송만 가려 맡는다고 한다. “의뢰인이 오면 제일 도면을 보자고 합니다. 누가봐도 입체도면으로 기둥이 명확히 그려져 있으면 (사건을)안 맡습니다. 반면, 기둥의 존재가 도면에 그냥 동그라미(○)·네모(□)로 나타나 있다면 일반인은 이 기호가 나중에 엄청난 기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금액도 무턱대고 잡지 않는다. 기둥이 차지하는 상가의 면적이 클수록, 기둥의 위치가 동선을 많이 해칠수록 청구금액을 높인다. 박 변호사는 “최대한 법원이 내릴 판결에 근접하게 주장을 해야 완전히 승소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의뢰인이 소송에 든 변호사 비용까지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가를 분양받을 때 기둥 외에도 화단이나 환풍구, 소화전 등 주요 시설물도 눈여겨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도면상에는 건물 외부에 세워질 환풍구가 의뢰인이 분양받은 상가 내부로 절반이 들어와 있었어요. 또, 상가 밖에 화단이 설치될 것은 알았지만 그 화단이 무려 2m 가까이 될 줄은 몰랐던 케이스도 있었어요. 모두 소송을 걸어 손해배상을 받아냈습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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