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너무 길어서…”답변 논란
새로 공포된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이하 강령)’이 당초 초안과 달리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 관련 조항이 제외된 채 공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너무 길어서 뺐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경찰청은 10일 6·10민주항쟁 23주년을 맞아 경찰관 직무수행 과정에서 인권 침해 예방과 인권 보호를 위해 강형을 제정, 선포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강령은 현재 경찰이 시행하고 있는 ‘경찰인권보호 규칙’의 상위 개념으로, 헌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경찰청은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받아, 강령 제정을 위해 대한국제법학회에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이번에 공포된 강령은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강령 초안(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경찰관 행동강령 제정연구)과는 차이가 있다. ‘성적 지향’이 모두 빠진 것이다. 애초 강령 초안 제1조 제1항에는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경찰관의 사명을 적시한 뒤 같은 조 제2항을 통해 직무수행 시 성별, 장애, 종교, 사회적 신분, 인종, 국적, 병력, 성적지향 등 어떤 사유로도 차별받지 않도록 평등하게 대우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제 9조 사회적 약자 보호 조항에도 성적 소수자가 약자의 정의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날 최종 강령은 ‘성적 지향’이 빠진 채 발표됐다. 제정된 강령 제6조는 ‘차별금지 및 약자·소수자 보호’ 조항에서 ‘경찰관은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병력, 나이, 사회적 신분, 국적, 민족, 인종,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누구도 차별하여서는 아니되고, 신체적·정신적·경제적·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특별한 보호가 필요할 때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초안과 달리 ‘성적 지향’이 빠진 것에 대해 “너무 길어서 뺐다”면서도 “성적 지향을 꼭 넣자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차별금지법이 제정 중이라서”라며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논의된 차별금지법 법안에는 성적 지향 을 포함한 20여 가지의 차별 금지 사유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2007년 법무부가 발의한 차별금지법에는 성적 지향이 빠졌다. 일부 기독교 단체에서도 차별 금지 대상에서 성정체성을 빼자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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