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대표 “지역생활 플랫폼 지향”

“너 당근마켓 해 봤어?”

대한민국이 중고거래에 빠졌다. 전통 강자인 ‘중고나라’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신흥강자’인 당근마켓의 인기가 거세지면서다. 당근마켓은 올해 6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 월 순 방문자수는 8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300만명을 돌파 후 1년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부담 없는 거래…1500원 흥정하고 안 쓰는 물건은 물물교환=당근마켓 이용자들은 당근마켓의 매력으로 ‘부담이 적고 편한 거래’라고 답한다. 지난 달 당근마켓에 바람막이를 1만5000원에 올린 박모(27) 씨는 구입 문의를 한 고객이 8500원짜리 저지를 함께 구입하면 흥정이 가능한지 물었다. 박씨는 구매자의 의견을 반영해 옷 두 벌을 2만2000원을 받고 팔았다.

지난 4월 안 쓰는 립스틱을 당근마켓에 올린 양모(26)씨는 마침 핸드크림이 필요해 핸드크림 판매자와 물물교환했다. 립스틱이 더 비싸 손해 보는 느낌이 있었지만, 핸드크림이 필요했으니 괜찮았다는게 양씨의 반응이다.

이처럼 당근마켓을 통한 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부담이 적다. 거래액이 크지 않아 구매자는 쉽게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고 판매자는 에누리 해주기 좋다. 언젠가 버렸을 물건을 필요한 물건과 바꾸거나 저렴하게 팔 수 있어 마음도 편하다. 소소한 소득은 덤이다.

박종필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버리면 오히려 번거로웠을 물건도 만원 정도 받고 팔기 때문에 거래하는 사람들 모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판매보다 나눈다는 의미가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당근마켓을 통해 버리기는 아깝고 놔두자니 공간만 차지하는 물건을 정리하면서 환경을 위한 바람직한 소비자 행동을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거래로 만나 사귄 동네친구는 ‘덤’=근거리 주민들과의 거래가 많다보니 거래를 통해서 이웃사촌이 되기도 한다. 작년 7월께 당근마켓을 처음 사용했다는 허모(36) 씨는 그해 여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여성에게 몇 차례 쥬얼리를 구입했다. 그는 물건을 구입하며 자연스레 얘기를 나누다 판매자와 동네 친구가 됐다. 허씨는 “결혼이나 출산 등을 이유로 이사를 가면 동네에 아는 사람이 적은데, 근처 사람과 여러 번 거래해 신뢰가 쌓인 뒤 왕래하면서 인맥이 생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당근마켓이 올해 2월 실시한 자체 브랜드 지표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당근마켓에 대해 ‘이웃 간의 교류를 돕는’, ‘친근한’, ‘동네에서 거래할 수 있는’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는 “당근마켓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교류를 권장한다”며 “지역 기반 중고 거래 서비스를 시작으로 동네 이웃 간의 연결을 도와 따뜻하고 활발한 교류가 있는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나가는 것이 당근마켓의 장기 비전”이라고 말했다. 박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