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북 전단 빌미로 도발 명분 쌓아 왔어”
“DMZ 비무장화ᆞ긴장 완화 모두 수포로”
“北 적대 정책에 맞춰 라인 쇄신해야” 주문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북한이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을 앞세우며 남북 협력의 상징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기습 폭파하자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정부가 오판한 결과”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여기에 북한이 개성공단 지역에 군을 배치하겠다는 등의 추가 조치를 언급한 것을 두고 “북한의 적대적 정책 전환에 맞춰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남북 긴장 관계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북한은 1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이 지역 방어임무를 수행할 련대급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개성공단에 위치한 연락사무소를 기습적으로 폭파한 데 이어 군 배치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셈이다.
당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4일 김 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거론한 뒤 이어지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 언급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대남 전단을 빌미로 여러 군사적 조치를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이미 군사 도발의 명분을 쌓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대북 전단 문제만 해결하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돌아올 수 있겠다고 오판해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연이은 담화는 결국 탈북자들이 대북 전단으로 북한의 최고 존엄을 모독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묵인 방조했다는 것”이라며 “해법은 국회에서 전단살포방지법을 반드시 입법화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판문점선언의 이행계획표를 가지고 대북특사를 파견하는 것”이라고 했다.
도발 배경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도 당분간 남북 긴장 관계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특히 북한이 추가 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 간 무력 충돌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언급한대로 개성공업지역의 완전 철거가 예상된다. 또 정부가 자랑해온 9ᆞ19 군사합의가 파기되고 DMZ 비무장화를 통한 긴장완화와 우발충돌방지가 날아가게 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이 대남 전단 살포를 예고한 상황에서 자칫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북한은 곧바로 신속하게 개성공단의 완전 철거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한국정부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면서 남북연락사무소의 폭파를 정당화하며 개성공단 지역을 군사적 용도로 다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기존의 남북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전환하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기존의 비전략적인 대북 접근과 정책을 고수한다면 북한으로부터 계속 무시당하고 조롱받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에 상응해 획기적인 정책 전환과 라인의 쇄신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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