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協 ‘최저임금 1만원’ 반발

코로나 겹치며 벼랑끝 한계 상황

점주 월수익 최저임금도 못 미쳐

자영업자 현실 반영해 삭감해야

최저임금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편의점주들이 행동에 나선 것은 안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데 최저임금마저 추가 인상되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우리가 느끼는 위기감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2009년 국제 금융위기 보다 더 심각하다”며 “6만 편의점 자영업자들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과 행동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한국편의점주협의회가 낸 입장문을 보면,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최저임금 2.87% 삭감 ▷주휴 수당 폐지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차등화 등이다. 코로나19로 전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영업자와 근로자가 공생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은 안된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편의점 업계는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에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치며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편의점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은 5억8991만원이다. 이 매출을 기준으로 점주가 주당 50시간을 근무할 경우를 가정해 월 수익을 계산하면 99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180만원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편의점주 절반 이상이 월 최저임금의 절반밖에 벌지 못하고 있다”며 “전체 가맹점 중 20%는 인건비와 임대료조차 제대로 지불할 수 없는 적자 점포”라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최저임금이 32.7% 오르면서 가맹점주들은 스스로 근무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최소화했다. 가맹점주가 주당 70~80시간 근무하는 것이 일반화됐고, 가족까지 동원해 주당 100시간 넘게 근무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것이 협의회측 주장이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전에는 실제 점주 근무 시간이 8시간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최소 10시간”이라며 “심한 경우는 부부가 2교대로 주말 없이 근무 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에는 서울 상암동 편의점(CU) 점주가 하루에 15~16시간씩 3개월 간 근무하다가 과로사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에 코로나19 사태로 가맹점주들은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저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가맹점주들이 노동시간을 줄이는 ‘쪼개기’로 아르바이트생을 편법 고용해 범법자가 되거나 폐업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모 이마트24점주협의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빚을 지고 폐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편의점 본사에 영업 위약금까지 내야해 폐업하는 과정마저 순탄치 않다”고 말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편의점은 그동안 청년층의 단기 일자리를 책임지는 역할을 해왔으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폐업하는 사례가 늘면서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일자리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과거 여러 점포를 운영하던 가맹점주들이 연이은 인건비 인상으로 매장 수를 축소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박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