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뿌옇고 흐리다.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해도 이미지는 소멸됐고 기억은 조작됐다. 아주 가는 붓으로 그린 회화, 혹은 연필로 작업한 건축 도면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사진이다. ‘기억의 시선’이라는 타이틀로 사진작가 이재용(45)이 2009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연작 중 하나다.

짧게는 몇달, 길게는 10년에 걸쳐 하나의 피사체를 100장의 사진으로 기록하고 후작업을 통해 투명도를 낮춘 각각의 이미지들을 포개어 한 장의 사진으로 압축했다. 매 찰나마다 포착된 이미지들이 축적돼 총체적인 기억과 인식을 형성하지만, 결국 온전하지는 못하다.

영화 포스터와 광고 작업에 주력해오던 이재용 작가가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08년부터이다.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2013년 ‘소버린 아시안 아트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는 등 해외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시는 16일부터 11월 08일까지 청담동 갤러리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