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성범죄로 형사사건 재판을 받는 구치소 수감자들이 감형을 목적으로 자살극을 꾸몄다가 되레 형량만 늘렸다.

대구지법 제8형사단독 최희준 부장판사는 재판부의 정상참작을 이끌어 내기 위해 허위로 자살극을 벌인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오모(24)씨와 성모(33)씨에게 징역 8개월씩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오씨는 지난 5월 중순 대구구치소에서 수용 동료가 작성해 준 가짜 유서를 베개위에 올려놓고 성씨 등 동료 도움으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한 것처럼 위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당시 별건의 강간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그는 같은 구치소에 있던 수용자 한 명이 자살을 시도했다가 동료 도움으로 응급처치를 받고 나서 ‘선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같은 짓을 꾸몄다.

준강제추행죄 등으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해 추가 재판을 받고 있는 성씨는 자살 방지 행위가 양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모의 단계에서부터 범행에 가담했다.

오씨의 구치소 동료들은 “자살을 시도하면 판사도 안타깝게 생각해 정상을 참작할 것이고, 너를 구한 우리도 판사가 혜택을 줄 것이다”며 “출소하면 징역 뒷바라지를 해주고, 나중에 일자리와 차도 지원해 주겠다”고 오씨가 범행에 나서도록 부추긴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성공하는 듯했지만, 구치소 측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들통이 났다.

최 부장판사는 “구금 중인 피고인들이 자숙하지 않고 불순한 동기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