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의 국난 극복 협약 완성 여부 달려

향후 민주노총 노동운동 행보 분기점 될듯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전시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전시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3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합의안의 추인 여부를 결정한다. 대의원대회 투표 결과에 따라 민주노총이 22년 만에 노사정 합의에 참여할 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노사정 합의안 추인 여부는 향후 민주노총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대로 소수 활동가 중심의 정파 활동이 우선시되느냐,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는 새로운 노동 운동을 통해 ‘민주노총 2.0’ 시대를 여느냐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8시 시작,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71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노총이 온라인 방식의 대의원대회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것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표하는 약 1500명의 대의원은 인증된 웹사이트에 접속해 노사정 합의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하게 된다. 노사정 합의안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지난 5월 출범한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마련한 것이다. 노사정 합의안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고용 유지 ▷기업 살리기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이 담겼다.

앞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 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처음 제안했고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참여했다. 하지만 그는 이달 1일 노사정 합의안 서명을 위한 협약식을 앞두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합의안의 추인을 얻지 못했다. 이에 직권으로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대의원들의 뜻을 묻기로 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민주노총의 향후 행보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장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되면 즉각 사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2017년 말 사회적 대화 참여를 공약으로 내걸고 직선으로 당선됐다.

만일 부결된다면 기존처럼 소수 활동가 중심의 정파주의가 민주노총을 지배할 것으로 노동계에서는 보고 있다. 반대파는 합의안을 폐기하고 정부와 자본을 상대로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결된다면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 등 찬성파의 주장대로대로 합의안 이행 과정에 적극 관여하며 투쟁과 대화를 병행하게 된다. 이는 조합원이 100만명을 넘어 ‘제1 노총’이 된 양적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