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공개 수개월째 ‘답변 불가’
1조원 물린 금융사 ‘속수무책’
한국인이 세운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가 국내 금융사들의 자료 공개 요구에 수개월째 ‘답변 불가’로 일관하고 있다. 각 사들은 펀드 간 자금 흐름, 자산 상황, 정확한 환매 연기 이유 등을 전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1조원의 행방이 ‘깜깜이’다.
금융사들은 젠투 측이 환매 연기 이유로 PBS와의 중도상환(AUM트리거) 조항을 내세우자 자료를 요구해왔다. 잔고가 실제로 남아있는지, 젠투 측의 주장이 맞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젠투파트너스는 BNP파리바 런던, JP모건, 골드먼삭스와 PBS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젠투 측은 최근 한 금융사에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를 통한 계약 내용이나 잔고 현황 등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동안 국내 금융사들이 젠투에서 받은 서류는 환매연기 공문이 유일하다. 내용 또한 순자산가치(NAV) 산출이 미뤄졌고, 추후 복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전부다. 한달 전 국내 금융사 출신 인물이 젠투로 이동해 접촉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고 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젠투 펀드끼리 어떻게 얽혀있는지, 관리자산(AUM) 트리거가 환매 연기의 배경이 되는지 등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환매 연기의 도화선이 된 레버리지 규모가 5배가 아닌 10배에 이른다는 얘기도 도는데, 확인할 길이 없어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현지 사무수탁회사인 ‘메인스트림’을 통해 펀드 현황 등을 겨우 확인했으나 이마저도 한참 전 자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도 딱히 없다. 각 사별로도 처한 상황이 달라 공동대응도 어렵다. 키움증권의 경우 특정 파생결합증권(DLS)를 발행해 투자자들을 모았는데, 해당 자금 중 일부를 젠투파트너스에 투자했다.
발행한 DLS에는 문제가 없어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지급했지만 젠투파트너스의 환매 연기로 손실분을 일부 떠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5배 레버리지 상품을 팔았다.
소송을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가 없다보니 불법 근거를 찾기 어렵다. 홍콩에 있는 금융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대응을 준비하는데만 이미 수억원을 쓴 곳도 있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소송을 하는데만 수년이 걸리는데, 그 사이 젠투 측 말대로 금융시장 상황이 나아져 문제없이 돌려받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젠투파트너스는 지난 5월부터 운용 중인 펀드에 대해 순차적으로 환매 중단을 알려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지자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다. 현재 신한금융투자(4000억원 안팎), 키움증권(2000억원대 후반) 등을 포함해 국내 금융권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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