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롯데케미칼과 SK유화 등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페트, 섬유, 병 등의 원료로 쓰이는 TPA(텔레프탈산)의 감산에 들어갔다. 최대 고객인 중국과 인도가 수입을 줄여 공장을 많이 돌릴수록 수익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부터 기존 TPA 45만톤 생산라인을 PIA(이소프탈산)로 전환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의 TPA 생산능력은 종전 105만톤에서 9월 기준 60만톤으로 줄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국 수요가 줄어들어서 TPA 시황이 악화됐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PIA로 한시적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유화도 지난 7월부터 52만톤 설비를 가동 중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TPA 생산능력은 582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97만톤이 감소했다.

PX(파라자일렌)으로 만드는 TPA는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 수지 등의 주 원료다. 2000년대 들어 중국과 인도의 섬유 및 페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수출 효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TPA수출 비중이 59%에 달하는 중국이 자국 내 공장을 지어 자급률을 높이면서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2010년 664만2000톤에 달했던 중국의 TPA 수입은 지난해 274만3000톤으로 쪼그라든데 이어 올해는 130만톤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대 수출시장인 인도가 지난 6월 국내 TPA제품에 반덤핑 예비판정 관세를 부과해 TPA 전체 수출 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일단 한시적으로 TPA 공장가동을 중단하거나 다른 제품을 대신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른 공급과잉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010년부터 중국이 TPA 공장을 대규모 증설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급과잉 논란에도 올해부터 2018년까지 연간 생산량 940만톤 규모의 TPA공장을 새로 짓는다. 인도도 자급률을 부쩍 높여 지난해 475만톤에 달하던 TPA 생산능력을 2018년까지 2배 증가한 942만톤으로 높이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자급률을 크게 높인데 이어 인도까지 공장을 대규모 증설하면서 국내 TPA 가동률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지만 당분간은 이에 따른 실적하락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