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 공급단가 t 당 565원…뉴욕의 6분의1 수준
생산원가 상승 등으로 상수도요금 현실화율 매년 떨어져
시민 부담 최소화 위해 단계적 인상·누진제 개선 등 시급
[헤럴드경제=이진용·최원혁 기자] ‘565원 vs 3342원’. 이는 t(톤)당 서울 상수도요금과 뉴욕 상수도요금 차이다. 서울 수도요금이 뉴욕보다 6배나 싸다.
서울시가 전 세계 대도시와 지방 주요 도시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수도요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조만간 시민공청회 등을 열고 의견을 수렴한 뒤 상수도요금 조정안을 시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4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서울시 상수도요금 체계 개편(안)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수돗물 판매단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1t에 565원이다. 서울시와 유사한 세계 주요 도시들의 경우 미국 뉴욕 3342원, 영국 런던 2319원, 프랑스 파리 1957원, 일본 도쿄 1322원 등으로 조사됐다.
국내 다른 광역시와 비교해도 역시 서울 수도요금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부산광역시 854원(1.5배), 대구광역시 633원(1.1배), 인천광역시 626원(1.1배), 광주광역시 655원(1.2배), 울산광역시 849원(1.5배) 등이다. 광역시 평균은 723원으로 서울의 1.3배다.
최근 10년 내 타 시·도 요금 인상 현황을 살펴봐도 차이가 난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12년 9.6% 인상이 전부다. 이와 달리 부산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4차례에 걸쳐 모두 42.1%를 인상했고, 대구는 32.5%(3회), 광주는 30.6%(4회), 대전은 24.8%(3회) 등 수차례에 걸쳐 요금을 올렸다.
서울 상수도 생산원가는 t당 706원으로, 판매단가보다 141원(24.9%) 높다. 쓸수록 밑지는 구조다. 여기에 최근 5년간 급수인구는 3% 줄어든 반면 물 사용량은 4% 늘었다. 2014년 급수인구는 1036만9000명에서 2018년 1005만명으로 줄었지만 1인당 평균 소비량은 같은 기간 284ℓ에서 295ℓ로 늘었다. 물값이 싸니 말 그대로 물 쓰듯 쓴 것이다.
시설투자로 인해 상수도요금 현실화율은 하락세다. 2013년 92.0%에서 2015년 84.5%, 2018년 79.4%까지 떨어졌으며, 지난해 80.0% 수준에 머물렀다. 전력비·인건비·약품비 등 생산원가는 해마다 증가 추세인 반면 판매단가는 요금 조정 없이 8년째 고정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수도 재정수입은 고정돼 있는 반면 외부 차입에 투자재원을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노후 시설물 선제적 유지관리, 상수도 운영 시스템 고도화, 날로 높아지는 수돗물에 대한 시민 기대심리에 부응하려면 요금 인상이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요금 체계 개편 방안도 마련해뒀다. 기본 방향은 ▷시민 부담 최소화를 위해 3년에 걸친 단계적 인상 ▷도시 기능의 변화에 맞게 수도요금 업종 통·폐합 ▷실효성이 떨어진 구간별 누진요금 부과 방식 개선 등이다.
이를 살펴보면 우선 인상 수준은 연간 10%에서 최대 14%까지 다양한 제안이 나온 가운데 2012년 이후 8년 만의 요금 인상이란 정책적 상황과 4차산업 기술 도입을 위한 시기성을 반영해 연 12%씩 3년에 걸쳐 단계적 분할 인상이 가장 타당하다고 봤다.
수도요금 업종도 기존 4개(가정용·공공용·일반용·욕탕용)에서 3개(가정용·일반용·욕탕용)로 통·폐합하고, 장기적으로 욕탕용도 일반용에 포함해 2개 업종으로 통합 관리를 제안했다. 대신 기존 3단계 누진제는 단일 요금제로 단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가정용의 경우 97.5%가 1단계(0~30t)를 적용받고 있어 누진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서울시 관계자는 “누진제는 물 과소비 억제, 수익자 부담 원칙을 통한 사회적 공정성 확보를 위해 도입됐으나 애초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 제도 운용 실효성이 떨어져 폐지하는 추세”라며 “인천·대구 등 20개 도시는 누진제 폐지 후 단일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공공재 요금 인상을 계속 반대해왔지만 수질 개선·시설유지 관리비 등 증가로 인해 전반적으로 적자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상수도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다음 지방선거 전에는 요금 인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하철요금·상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현실화에 대해 토론회를 열어 심도 있게 토론해보고 공감대를 형성해보겠다고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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