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유럽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이어 ‘세계 경제의 희망’ 미국의 경기지표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글로벌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 경제 동반 침체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도 동반 급락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한때 3%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가 1.06% 하락 마감했고, 유럽 주요 증시는 2~3%대의 비교적 큰 낙폭을 보이며 마감했다.

▶美 소매판매ㆍ생산자물가 예상밖 부진=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한달 전보다 0.3% 감소하며 최근 8개월 만에 첫 감소세를 보였다고 15일 발표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대비 0.1%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또한 최근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소매판매 감소폭이나 PPI의 하락 모두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부진했던 지난달 소매판매 동향을 들며 미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PPI 동향과 관련해 분석가들은 연준의 초저금리 기조가 더 이어지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Fed "미국 경제 점진적이고 완만한 속도로 성장"=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전역에서 경제가 ‘점진적이고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식어버린 시장의 분위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Fed는 이날 발간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12개 연방준비은행 담당 지역의 최근 경기 상황을 종합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가 소비 지출, 제조, 건설 등에 힘입어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2곳 가운데 클리블랜드,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미니애폴리스, 댈러스, 샌프란시스코 등 6곳이 경제 성장이 ‘완만하다’고 표현했고 나머지 5곳은 ‘점진적이다’라고 언급했으며, 보스턴은 경제활동이 ‘혼조’(mixed)라고 규정했다.

이날 발간된 베이지북의 경기 진단은 오는 28∼29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ㆍ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이용된다.

전문가들은 Fed가 이번 회의에서 150억 달러 남은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음 달부터 연준이 국채 또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새로 푸는 돈은 ‘제로’(0)가 된다.

시장은 Fed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인 0∼0.25%로 책정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종전처럼 ‘상당 기간’ 이어가겠다고 발표할지, 아니면 기준금리 인상을 뜻하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다른 선제안내(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할 지 주목하고 있다.

▶유럽ㆍ중국 경제 전망 암울=유럽이 또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도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날 독일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예상 성장률을 지난 2월의 1.8%에서 1.2%로 크게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2.0%에서 1.3%로 내렸다.

그리스의 조기 구제금융 졸업 무산 가능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그리스 연립정부가 조기총선 가능성에 따라 구제금융을 조기에 졸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그리스 증시는 6.3% 폭락했고, 국채 10년물 금리도 0.8%포인트 급등한 7.6%까지 치솟아 경제위기 당시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성장세 둔화 우려로 세계 경제에는 부담요인이다. 이달들어 중국에서는 중국 GDP 성장률이 정부에서 예상하는 7.5%보다 낮은 7.3~7.4%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아베노믹스로 잃어버린 20년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 경제도 신통찮다. 지난 7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일본의 실질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의 1.6%보다 0.7%포인트 낮춘 0.9%로 조정했다.

▶美 다우지수 1.06% 하락=이날 뉴욕증시는 유럽발 경기침체 우려 속에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을 깨고 부진하게 나오면서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3.45포인트(1.06%) 하락한 16,141.7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5.21포인트(0.81%) 내린 1,862.49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11.85포인트(0.28%) 떨어진 4,215.32로 끝났다.

이날 급락하며 출발한 뉴욕증시에서는 장중 한때 3개 지수 모두 2% 이상 밀리는하락세가 계속됐다.

특히 다우지수는 한때 460포인트 이상 빠지며 16,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는 하루에 552포인트가 하락했던 2011년 9월22일 후 가장 큰 낙폭이다.

오후 들어 주가는 다소 반등하며 낙폭을 다시 좁혔지만, 갓 살아나려는 미국의 성장동력이 다시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며 흐름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유럽증시도 경기침체 우려로 급락…또 연중최저=유럽의 주요 증시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또다시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2.83% 급락한 6,211.64로 거래를 마쳐 지난주에 기록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63% 폭락한 3,939.72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 역시 2.87% 급락한 8,572.15로 마감해 연중최저치를 다시 낮췄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50 지수는 3.61% 폭락한 2,892.55를 기록했다.

▶WTI, 한때 배럴당 80달러 붕괴 위협=세계 경제 둔화 우려에 국제유가도 날개없는 추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0달러(1.2%) 하락한 81.96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80.01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도 1.25달러(1.47%) 떨어진 배럴당 83.7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브렌트유도 한때 배럴당 83.3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이날 국제유가는 전날의 폭락세를 딛고 이날 상승세로 시작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이 여전히 힘을 발휘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가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인 것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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