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구부리고 둘둘 말 수 있는 ‘꿈의 배터리’를 놓고 삼성SDI와 LG화학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전 세계 2차전지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두 업체는 14~16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14’에서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밴드형 플렉서블 배터리와 케이블 배터리를 각각 내놓고 ‘세계 최초ㆍ최고’를 향한 자존심 경쟁을 펼쳤다.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인 김명환 부사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플렉서블 배터리에 대해 “진정한 웨어러블 배터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의 제품은 한 방향으로만 구부러지지만 우리의 케이블배터리는 360도 휘어진다. 삼성 제품은 이미 많은 회사에서 시도했던 것”이라고 했다.

또 “삼성 제품은 에너지 용량이 낮다는 단점이 있는데, 용량을 높여 두꺼워지면 배터리는 더이상 휘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케이블 배터리는 스프링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특허를 받아놓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말 신체 곡률에 따라 자유 자재로 휘어지는 케이블 배터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2016년 상용화를 목표로 막바지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케이블 배터리는 이미 LG화학이 양산에 들어간 휘어진 배터리인 ‘커브드 배터리’, 2단 이상 계단구조를 갖는 일체형 배터리인 ‘스텝트 배터리’보다 한단계 발전한 기술로 꼽힌다.

전 세계 소형 2차전지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의 밴드형 플렉서블 배터리를 공개했다. 이미 구부러진 형태의 배터리는 널리 쓰이고 있지만, 사용자가 마음대로 구부리고 둘둘 말 수 있는 밴드형 배터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플렉서블 배터리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3년 후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삼성SDI는 일반 종이컵 수준의 곡률 범위 내에서 수만번의 굽힘 테스트 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이 가능한 기술 수준을 이미 확보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밴드형 플렉서블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이미 스마트폰용 배터리의 10분의2 수준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스마트워치용으로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삼성종합기술원과 협업을 통해 플렉서블 배터리의 필수 기술들을 이미 개발하고,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대량생산에 들어가기 위한 공정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스마트와치, 스마트밴드, 스마트안경 등 웨어러블 IT기기는 올해 1920만대에서 2016년 6530만대 규모로 2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배터리 업계에서는 모바일용 리튬이온 전지 시장이 2020년 약 20조 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중 웨어러블 기기에 주로 적용되는 ‘휘는 배터리’는 약 30% 수준인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