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판매장려금’ 비공개 약속
실상은 달라 판매점마다 천차만별
공시지원금 10만~20만원대 ‘짠물’
“노트20은 정책이 제대로 안 나와서 기변(기기변경) 상담만 가능하세요.”
“노트20? 어디까지 알아봤어요? 딱 그 정도까지만 맞춰드릴게.”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사전예약이 종료된 후, 일선 판매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오는 21일 공식 출시를 앞두고 판매점마다 이동통신사의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달라 실구매가도 천차만별이다.
‘정책’은 이통사가 휴대전화를 판매한 대가로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 등을 의미한다. 갤럭시 노트20 구매 상담을 아예 받지 않는 곳부터, 4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약속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판매장려금 비공개 원칙…실상은 천차만별=이동통신 3사는 올 들어 사전예약 기간 ‘판매장려금’을 공지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신규단말 출시를 앞두고 발생하는 불법보조금 지급 유도, 페이백 미지급 등 사기판매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판매장려금은 유통점이 고객에게 지급하는 불법 보조금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시장 혼탁을 부추기는 주요인으로 꼽혀왔다.
실상은 달랐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살펴본 결과 갤럭시 노트20 구매 상담을 아예 받지 않는 곳부터 10만~4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곳까지 다양했다.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출고가는 각각 119만9000원, 145만2000원이다.
사전예약이 종료된 2~3일 동안 판매점들은 말을 아꼈다. 온라인에 실구매가가 담긴 ‘가격표’를 올리고 방문을 유도하는 다수의 판매점도 갤노트20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픈 채팅 등으로 가격을 문의하면 안내를 해주는 곳도 있었지만, 일부는 “‘정책’이 나오지 않아 상담이 어렵다”며 아예 갤노트20 구매 문의를 받지 않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후 6시께 찾은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집단상가는 분위기가 달랐다. 대부분의 매장이 10만~40만원가량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 공식 출시일이 3일 남았지만 “이미 물량을 확보해둬 지금 당장도 개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모두 “공시지원금이 워낙 적고 당분간 오를 일도 없을 것 같다”며 “선택약정으로 25% 요금 할인을 받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한 판매점은 “노트20은 싸게 살 방법이 없어 카드 결합 할인이나 중고 반납 프로그램 가입이 ‘필수’”라며 “단속과 벌금이 너무 심해 10만원 이상은 보조금을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을 출시 시점까지 유지하고 판매 수수료를 공지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실상은 다를 수 있다”며 “일부 판매점은 ‘가이드라인’을 받고 움직이는 것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짠물 지원금’에 공식 실구매가는 90만~110만원대=이동통신사는 갤럭시S20에 이어 갤럭시노트20에도 10만~20만원대 ‘짠물 지원금’을 적용했다. 최고가 요금제 기준,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과 판매점의 15% 추가 지원금을 합해도 공식적인 최저 실구매가는 갤노트20 92만원대, 갤노트20 울트라 117만원대다.
지난해 갤럭시노트10 출시 당시 SK텔레콤 42만원, KT 45만원, LG유플러스 43만원 등(최고가 요금제 기준) ‘전폭’ 지원을 했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달 5G 불법 보조금으로 512억원 규모 과징금 ‘철퇴’를 맞은 데다, 방통위의 엄벌 기조로 경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5G 설비 투자와 주파수 재할당 등 굵직한 비용 지출도 예정돼 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