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지역의 황폐한 민둥산을 접하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이른 새벽 진지(眞摯)를 드시고 인근 황폐한 산을 계단식으로 정리하기도 하고, 산등성까지 흙을 머리에 이고 지고 날라 토양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나무를 심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물을 길러와 물을 주며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를 심었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이러한 노력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황폐했던 산림을 불과 20여년 만에 푸르른 산림으로 녹화시킨 위대한 성과로, 산림복원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어린 시절의 산림복원은 빠른 산림녹화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에 척박지에서 잘 자라는 아카시아, 리기다소나무 등의 외래 수종이 주종을 이루어 산림의 생물다양성 증진 및 온전성·건강성 회복에는 다소 미흡했다. 산림녹화 이후 경제발전과 더불어 산림개발로 인한 인위적 훼손도 매년 증가해 왔다.
최근 산림보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국제적 시각이 변화하면서 재해방지를 위한 산림복구 위주에서 산림을 지속가능키 위한 산림복원 등 다양한 시각의 산림환경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UN의 생태계 복원 10년 계획 선언과 토지황폐화 방지를 위해 30%의 생태계 복원, 접경국간 산림협력으로 세계평화 증진 등 범지구적 문제해결을 위한 글로벌 패러다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추진해온 복구사업 위주에서 한 단계 나아가 생물다양성 증진 및 건강성의 회복력을 높이고 경관유지를 통해 산림을 지속 가능하게 보전키 위해 지난해 ‘산림자원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산림복원에 대한 기본원칙과 기본계획 수립하고 산림복원 및 사후 모니터링, 산림복원센터를 지정하는 등 체계적인 산림복원을 수행하고 있다.
산림청에서 추진하는 주요 산림복원사업은 한반도 산림생태축 연결, DMZ(비무장지대) 및 전사자 유해발굴지 산림복원, 도서·해안 산림복원, 산림습원과 계곡천복원 등이다.
첫째, 한반도 산림생태축 연결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남북으로 연결된 백두대간 마루금을 관통하는 도로로 단절된 지역에 생태적 연육교를 시설하는 공법으로 산림생태축을 복원해 산림의 이용과 보전의 상생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 5월에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동서로 연결된 아홉 개의 산림생태축인 정맥(正脈) 산줄기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훼손된 산림을 복원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또 산림생태축 보전․관리를 위해 2006년부터 백두대간과 정맥에 대한 동·식물 변화 및 산림훼손 등 자원변화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해 산림보전 및 복원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둘째, DMZ와 6․25 전사자 유해발굴지 복원은 한반도의 굴곡진 역사를 치유하는 대표적 산림복원사업이다. 국방부, 통일부,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백석산 전사자 유해발굴지에 대한 산림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 전사자 유해발굴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셋째, 도서·해안지역은 독특한 산림생태계를 이루고 있으나 자연적 해안침식과 인위적 훼손 증가추세로, 이를 보전·관리키 위해 고유 자생 수종 위주로 경관적 요소를 고려해 산림복원을 추진한다. 해안숲 벨트를 복원해 한반도 해안선을 산림으로 연결, 산림생태계 연속성을 제고하고 생물다양성 증진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산림습원·계곡천복원은 기후변화와 개발 등으로 산림유역·계곡침식과 산림습원·자생지식물 서식지의 지속적 훼손지에 대한 복원으로 산림습원 복원·관리 모델을 개발하고, 5대강 발원지 산림습원, 계곡천 훼손지를 복원해 산림생태축을 연결하는 등 훼손 우려지 희귀·특산식물 및 자생식물의 서식지 생육환경 개선하는 복원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산림청은 앞서 언급한 산림복원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관련법에 근거한 제1차 산림복원 기본계획(2020~2029)을 수립·운영 중이며, 올해는 그동안의 연구를 집대성해 산림복원 기술교본 및 산림복원 표준품셈을 완성하고, 내년에는 현재의 팀 체계를 과체계로 조직을 확대·개편해 산림복원을 위한 제도 및 조직, 기술체계를 정립한다.
또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한국형 산림뉴딜 ‘K포레스트’ 계획과 연계한 산림복원사업을 통해 일자리 제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 북한과의 관계가 나아지면 산림협력 통한 산림복원을 적극 추진해 산림생태계의 연속성과 건전성이 확보된 안정적인 한반도 산림생태계에서 현재와 미래세대가 행복하게 살아갈 터전을 지속적으로 가꿔 나갈 것이다.
박종호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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