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잔고비중 상위종목, 주가조정 가능성 연기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개인 참여 기회 개선 등 과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금융당국이 다음달 15일 종료되는 공매도 금지 시한을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면서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장 조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임시 대책인 만큼 공매도 제도 자체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 한숨 돌리기=28일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잔고 현황에 따르면 2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6.86%), 롯데관광개발(6.70%), 셀트리온(6.14%) 등의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거래중지된 신라젠(9.12%)이 가장 높았고, 케이엠더블유(8.66%), 에이치엘비(8.40%) 등이 공매도 잔고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사서 갚아 시세 차익을 얻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는 뚜렷한 악재없이 속락하기도 한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이번 연장 결정에 안도하는 이유다.

지난 3월 첫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당시 공매도를 상환하기 위한 주식 매입(숏커버링)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일부 종목은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웃돌았던 것이 크지만, 금융위가 공매도를 금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6개월 이후다”=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 의결 대신 서면의결을 통해 공매도 연장 금지를 속전속결로 결정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결정적 변수가 됐다.

하지만, 이번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는 공매도 자체의 문제해결이라기보다는 시장상황을 고려한 임시조치 성격이 짙어 연장 조치가 종료되는 6개월 이후에는 시장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공매도 자체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주가 버블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폐지했을 경우 국제 신인도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개인들의 공매도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일본식 제도 차용 방안 등이 거론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증권 금융회사가 책임지고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기 때문에 개인이 원할 때 언제든 주식을 빌려 준다”며 “일본처럼 개인 투자자에게도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기관과의 형평성을 높이는 방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등도 적극 논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