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창업주주 넘어서

조용병, 잇따라 유상증자

어피니티·베어링 투자유치

블랙록·IMM 합산시 16%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신한금융그룹에 지배구조 ‘대변혁’이 일어났다. 지배주주 역할이 재일교포 주주들에서 글로벌펀드로 넘어가게 됐다. 조용병 회장 취임 후 잇따른 유상증자의 결과다.

신한금융지주는 4일 이사회를 열고 1조1582억 규모(약 3913만주)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배정 대상은 홍콩 소재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에서 미화 약 140억달러를 운용하는 사모투자펀드다. 홍콩에서 설립된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 또한 20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이어 이번에 글로벌 사모펀드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상반기말 현재 신한지주 지배구조를 보면 국민연금이 9.86%를 가진 단일 주주이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이 약 15~17%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대주주에 오른 세계최대 펀드운용사 블랙록이 6.09%를, 지난해 3자 배정 유상증자로 주주에 이름을 올린 IMM이 3.66%를 보유 중이다. 이번 증자로 어피니티 등은 7.5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증자 후로 따지면 글로벌 펀드 지분율이 16.6%에 달하게 된다.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는 만큼 재일교포 지분율은 떨어지게 된다. 한때 제휴관계가 깊었던 프랑스 BNP파리바도 2017년 초 3.55%의 보유신고를 했지만 현재 지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합]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합]

그동안 신한금융그룹은 재일교포 주주들의 뜻에 따라 사실상 최고경영진이 결정됐다. 하지만 이번 증자로 글로벌 펀드들의 의결권에 재일교포에 맞먹게 되면서 이들의 투자를 유치한 조용병 회장이 힘의 균형점에 서게 됐다.

이번 증자 추진과정에서 중간배당, 자기주식취득 및 소각, 내부관리수준 보통주비율 등을 포함한 그룹 중장기 자본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점도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완화를 전제로 했지만, 경영진의 주주에 대한 영향력과 직결된 사안들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도 “이번 변화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주환원의 시기 및 방법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이번 유상증자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하고, 그룹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할 자본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사모펀드 회사와 협력을 토대로 다양한 제휴 및 공통 투자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