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이후 신규대출 없어

추선 연휴 앞두고 잔액 줄기도

금리·한도강화 영향 수요위축

금감원 “축소방침은 고려 안해”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 압박에 사실상 신규대출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워낙 가파르게 증가한 탓이다. 금융당국의 총량규제 등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은행들이 중단을 넘어 한도 축소 등으로 회수에까지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6조3868억원이다. 8월 말보다 2조112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8월에는 전월 말보다 4조705억원이나 급증했다.

그런데 지난달 신용대출 증가액은 이미 9월 중순에 2조원을 넘어섰다. 9월 10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으로 8월 말 대출 잔액 124조 2747억원 대비 1조1425억원 늘어났다. 이후 나흘(14~17일) 동안 9929억원이 늘며 이미 월간 증가액이 2조원을 초과했다. 9월 한 달 신용대출 증가액이 2조112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달 18일 이후 신규 대출을 하지 않은 셈이다.

업권에선 당국 주도로 ‘대출 회수’ 카드까지 나올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추석 연휴를 앞둔 마지막 3영업일 간에는 오히려 5000억원이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 가능성 때문에 기존 신용대출 회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신용등급을 대상으로 회수를 한다면 연체우려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9월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줄어든 것도 은행들의 속도 조절이 주효한 결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대출을 완료했기에 앞으로는 줄일 일만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들은 이미 신용대출 상품별로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 등을 시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6일부터 최고 우대금리를 낮추며 대출 금리를 올렸다. 국민은행은 우대금리 축소에 더해 신용대출 최대한도도 줄였다.

현재 5대 은행은 올해 말까지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방안을 금감원에 제출했다. 5대 은행 모두 올해 9월까지 증가율이 지난해를 크게 웃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경기 상황에 맞춰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선 신용대출 증가의 원인과 은행별 자체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은행들이 자체 방안을 잘 지키는지 관리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61조4255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조4419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과 달리 9월 증가액(4조5000억원)이 8월 증가분(4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