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부모·영유아 가족 불안 호소
독감 백신을 맞은 사망자가 엿새 만에 17명까지 늘어나면서 시민들 사이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잇단 사망 사례에 시민들은 ‘독감 백신 공포’에 빠졌다. 특히 이미 독감 백신을 접종한 고령 부모가 있는 시민들의 경우 “시간을 돌리고 싶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자영업자 김모(33)씨는 22일 헤럴드경제에 “지난주에 어머니가 독감이 유행할 거란 얘길 듣고 독감 백신 주사를 맞았는데, 맞자마자 이번주부터 사망자들이 연이어 나와서 너무 불안하다”며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40)씨도 “부산에 계신 60대 중반이신 엄마가 지난주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이번 일과 관계없는 3만5000원짜리 유료 백신을 맞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크다”며 “사망자가 계속 나올 때마다 엄마에게 전화해 괜찮은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고령자 가족을 둔 시민들도 마찬가지로 불안에 떨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모(27)씨는 “어제(21일) 가족끼리 있는 단톡방에 고모가 ‘엄마(김씨의 할머니) 독감 주사 맞지 못하게 해’라고 올렸다”며 “나 같아도 무서워서 지금 안 맞을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29)씨도 “이번주 금요일에 독감 백신을 맞기로 했는데 많이 불안하다”며 “60대에서도 문제가 생기니까 엄마, 아빠는 안 맞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영유아나 학생을 가족으로 둔 시민들은 국내 첫 백신 접종 후 사망자인 인천의 17세 고등학생을 떠올리며 백신 접종을 고민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대학생 김모(24)씨는 “동생이 고등학생인데 아직 백신을 맞지 못했다”며 “동네 의원 몇 군데는 재고가 없다고 해서 다른 동네로 원정 가서 맞게 해야 하나 했는데, 고교생 사망 뉴스를 보고 지금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직장인 30대 김모씨도 “8살, 3살 아이들이 있는데 아직 독감 백신을 안 맞았다”며 “뉴스를 보면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지금은 코로나가 더 무서워 백신을 맞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사망자들이 맞은 백신이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가 우려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사망자 모두 과거에도 접종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브리핑에서 “논의 결과 백신과 직접적 연관성 그리고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박병국·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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