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지 공모 마감 'D-7'
낙후된 환경 타개할 마지막 방법으로 인식
신월7동, 공항 고도제한 등 사업성 저해요인 존재
주민동의율 높아도 시범사업지 선정엔 사업성이 관건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공공재개발 관련 시범사업지 공모 접수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가 참여 의사를 타진한 지역들에 찾아가는 설명회를 펼치고 있다. 낙후된 주거 환경에 적절한 타개책을 찾으려는 지역의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을 마지막 남은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LH공사는 지난 28일 오후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코바코홀에서 신월7동 주민들을 상대로 ‘서울시 공공재개발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초 주민 50여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장에는 이보다 많은 주민이 몰렸다. 신월7동 공공재개발 연합회는 이번주 내 양천구청에 공공재개발 공모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김포공항에서 3~4㎞ 떨어진 신월7동은 전체 건축물의 87%가 준공된 지 30년이 넘는다. 또 95% 이상의 건물이 4층 이하 연립 및 단독주택이다. 항공기 이착륙 활주로와 직선 방향으로 겹쳐 고도제한을 심하게 받아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1988년 이 지역에 주택난을 해소한다고 반지하를 포함해서 연립주택을 마구잡이로 지었다”며 “지금은 비가 오는 날엔 물이 벽으로 새고 복도에 시냇물처럼 흐르는데다 툭하면 수도배관, 보일러배관이 터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지역은 대부분의 공동주택에 지하층이 있고, 대략 1000여가구가 반지하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주민 동의율이 높더라도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시범사업지로 지정되려면 사업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신월7동은 1·2구역을 나누어 동의서를 징구한 상태다. 두 구역을 가로지르는 폭 12m 도로가 있어 구청에서 구역을 쪼개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모를 진행해 선정되면 사업성이 낮아지는 게 문제다. 설명회에 나선 LH담당자는 “도시정비사업에서 사업비를 낮추려면 기본적으로 면적이 넓어야 하니 가능하면 한 덩어리로 진행하는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공공재개발 사업은 주거환경 정비와 더불어 주택공급활성화가 목적인 만큼, 많은 수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야 시범사업지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재개발 대상이 되면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돼 용적률 상향 혜택을 주는 이유다.
다만, 신월7동의 경우엔 공항 구역이란 특징으로 인해 추가로 용적률이 상향되도 고도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LH담당자는 “중요한 것은 공항과의 협의”라며 “추정컨대 최고층수는 7층에서 12층 사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확실하게 몇 미터까지 올릴 수 있을지 확인해 보려면 일단 공모를 신청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연합회 관계자는 “저희 지역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주민들이 이익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므로 임대든 지분적립형 주택이든 모든 형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공재개발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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