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작년 한남더힐이 기록한 84억 뛰어넘어
코로나19, ‘똘똘한 한 채’ 선호 속 초고가 아파트 수요 당분간 지속될 전망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 129번지 엘루이 호텔 부지에 조성된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의 분양권이 95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2006년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이래 공동주택 기준 최고 매매가격을 경신한 것이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 단지 전용면적 273㎡(12층) 분양권이 95억원에 계약되면서, 작년 1월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44㎡가 기록한 기존 역대 최고 실거래가(84억원)를 넘어섰다. 한남더힐은 강북권을 대표하는 최고급 아파트로 손꼽힌다.
지난 8월 준공한 PH129는 엘루이 호텔 부지를 부동산 개발 회사인 빌폴라리스AMC와 프로젝트 금융투자사 더펜트하우스청담PFV가 매입해 다시 태어났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건설 초기 프로젝트명은 ‘더펜트하우스 청담’이었으나, 준공 이후 펜트하우스를 의미하는 PH와 주소지(129번지)를 합해 PH129로 단지명이 정해졌다. 업계에서는 최고급 빌라로 알려지고 있지만, 건축법상(5층 이상)으로는 아파트에 해당한다.
이 단지는 기존 호텔 대지 2588㎡에 연면적 2만957㎡,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로 조성됐다. 주택형별로 전용 273㎡ 27가구, 396㎡ 2가구(최고층 펜트하우스) 등 모두 29가구로 이뤄졌으며 분양가는 최고층 펜트하우스가 200억원대, 다른 층은 80억원에서 120억원 가량으로 책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단지는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에 있어 올림픽대로, 영동대교, 강변북로 등의 도로망을 통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교육시설로는 청담초·중·고, 경기고 등이 가깝고 편의시설로는 갤러리아 백화점, 현대백화점,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을 이용하기 쉽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초고급 아파트들 역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직전 실거래가 대비 수억원에서 십억여원 가까이 오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3차 전용면적 273.86㎡는 지난달 28일 52억원에 손바뀜했다. 해당 면적에서 첫 매매가격 5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올해 2월 같은 면적이 40억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불과 반 년 만에 12억원이 급등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순차적으로 준공한 트라움하우스는 대부분 복층 형식으로 꾸며져 있고, 내·외부 시설에 최고급 외국산 마감재와 수제품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공시가격 발표에서는 트라움하우스 5차가 15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역시 강남권의 초고급 아파트로 꼽히는 강남구 도곡동 로덴하우스이스트빌라 전용 243.36㎡과 서초구 반포동 선데일 전용 역시 252.48㎡ 9월에 각각 40억5000만원과 43억원에 손바뀜하면서 직전 거래가격을 훌쩍 뛰어넘었다.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과 핵심 입지에서의 공급부족 상황 등을 감안하면 대도시권 초고급 아파트들의 상승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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