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2021년 정부 예산 분석 보고서 발행 기자회견

“한국판 뉴딜 예산 어디에”…개발 편중·안전망 미흡 예산 지적

지난 2일 정부가 제출한 한국판 뉴딜 분야별 총사업비와 분야별 2021년도 예산. [헤럴드경제 DB]
지난 2일 정부가 제출한 한국판 뉴딜 분야별 총사업비와 분야별 2021년도 예산.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정부의 2021년 예산안을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 속 우선돼야 할 사회안전망 확충 예산이 미미하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단체들은 ‘한국판 뉴딜’이란 이름 아래 편성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중 ‘돌봄 관련 예산 삭감’, ‘공공병원 신축 예산 미편성’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나라살림연구소, 종교투명성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과 공동 주최로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판 뉴딜을 위한 예산은 어디에? 시민사회단체 예산 분석 보고서 발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회견에서 예산안 분석 결과 감염병 상황에서 최우선으로 대응해야 할 안전망 강화 예산보다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개발 사업들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대응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라며 “2021년 예산안에서 가장 많이 증가된 분야는 예비비 제외 국토 및 지역 개발 예산으로 25%가 증가했으며 부문별로는 정보통신, 정부 자원 관리, 자원 순환·환경 경제, 중소기업·소상공인 육성이 40% 이상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조희흔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는 “한국판 뉴딜의 세 축 중 하나인 ‘안전망 강화’를 위해선 많은 예산이 필요하나 내년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의 증가율은 매우 낮다”며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가장 먼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보육에 대한 공공성을 강화해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 서비스 분야에 적극적 예산 편성이 필요함에도 정부는 소극적으로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 공공의료 수준이 매우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공공병상 확충과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산은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며 “또 다른 감염병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끔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데 예산이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예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2050 넷제로 선언은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의미 있는 선언이었으나 정부의 이번 예산안에서는 탄소 중립 목표와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며 “탈탄소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목표가 그저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 예산 편성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50 넷제로 달성과 진정한 한국판 뉴딜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내실 있는 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은 종교 예산과 관련해 “관행에 따라 예산이 증액 편성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종교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달래기’ 맥락에서 편성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종교단체들이 누리는 면세 혜택과 조세지원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과도하다”며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근대적 정교 유착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