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록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올 한해 라임,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는 금융권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거대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과거 키코(KIKO)사태, 저축은행 사태, 동양그룹 후순위 채권 불완전 판매·개인정보유출 사고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파괴력을 나타내며 금융계의 민낯을 드러냈다. 시장은 금융소비자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체감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화두는 2007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등으로 인한 국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금융 산업의 견조한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게 필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세계 주요 선진국, 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부 조직을 개편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의 상위 원칙(High level principles on financial consumer) 등을 제정하여 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금융상품 판매규제, 금융교육 및 분쟁조정 등 금융소비자 관련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내년 3월 시행)을 제정했다. 시행령은 지난달 말 입법예고했다.
이 법은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높이고, 건전한 시장질서 구축하기 위해 금융 사업자(금융상품판매업자 및 금융상품자문업자)가 영업할 때 지켜야 할 사항 등을 폭넓게 규정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는 게 이 법의 목적이다.
더불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에는 채권금융기관의 채무자 보호책임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법률명도 ‘소비자신용에 관한 법률’로 변경) 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하는 법들이 잇달아 정비된 것이다.
금소법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일반법으로 각 개별 법에 산재해 있는 영업규제를 통합하고 있고, 소비자 보호 사전 규제, 금융상품 판매 규제, 사후 권리 구제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사전적 규제는 금융소비자의 금융상품의 선택권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광고 규제, 약관 규제, 공시 규제 등을 통해 사전적으로 금융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절차와 방법 등을 규제한다.
판매 규제는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 금지 등의 규제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사후적 규제는 금융상품 판매 이후에 발생하는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사이의 분쟁 해결 절차와 구제 방법을 규율하는 있는데, 소송,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과징금제도, 분쟁조정제도 등이 포함된다.
금융상품의 공급자와 수요자와의 정보의 비대칭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환경에서 금융회사의 의무를 강화한 금소법과 소비자신용업에 대하여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전담조직 설치, 평가 및 보상체계의 적정성 검토 등 규정소비자보호 내부통제기준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면서, 금융회사의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금융기관과 채무자가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견해도 있으나, 개인채무자들의 추심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금융소비자권익 보호와 금융회사의 발전을 조화롭게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산업의 초석이라는 인식하에 금융회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소비자도 합리적 선택을 위해 금융상품과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정부도 금융소비자 체질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금융교육 등을 통한 금융 이해력(리터러시, Literacy)을 제고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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