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인프라 확충 K배터리엔 큰 장 열려

미국내 삼성 오스틴 반도체공장 증설 기회

車는 친황경차 수혜속 바이아메리칸 악재 우려

철강은 환경규제 강화에 보호무역 '이중고'

[헤럴드경제 = 이정환·천예선 기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과정에서 내놓은 주요 공약을 다시 한번 더 꺼내 들면서 수출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바이든이 미중 무역분쟁의 지속,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환경규제 강화, 노동 등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들마다 이해득실 계산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바이 아메리칸'은 미국산 제품을 우선 사용하라는 말로 1933년 '바이 아메리칸법(미국산 우선 구매법)'으로 명문화됐다. 바이든은 이 법을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다.

우선 바이든의 ‘그린정책’으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이른바 ‘K배터리’는 수혜가 예상된다. 바이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실업률이 대폭 증가하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일자리 창출 일환으로 친환경 산업 인프라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업체는 국내 3사와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정도가 꼽힌다. 하지만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 공급에 집중하고 있고 중국 CATL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진출이 쉽지 않은 상태이기에 K배터리에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한국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업계는 바이든 정부의 출범으로 미중 갈등 향방에 관심을 쏟고 있다. 바이든 역시 자국우선주의 기조로 중국과의 갈등 양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화웨이 제재도 통상이슈가 아닌 안보 문제로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이든이 ‘미국인에 의한 미국내 제조’를 강령으로 내세우는 만큼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의 미국 중싱 공급망 강화를 추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나설지 주목된다.

반면, 자동차 업계의 상황은 다소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수소자동차와 전기차의 경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트럼프가 집권 내내 한국 자동차산업에 꺼내 들었던 무역확장법 232조의 불확실성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업계로서는 마냥 희망적일 수만은 없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수출 물량은 연간 60만대에 달한다. 여기에 연비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되레 자동차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든이 전미 철강 노조 등의 지지를 받은 것도 부담이다. 바이든도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바이 아메리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트럼프때와 마찬가지로 보호무역주의 기조 유지가 예상됨에 따라 관세와 환경규제 이중고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바이든의 탄소국경세 도입이 되면 반덤핑과 상계관세에 이어 환경세금까지 부과돼 경쟁력 약화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추가 기술과 설비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설송이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수석연구원은 "바이든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전 세계 무역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동맹국과의 관계 개선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신규 조사를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무역구제 정책이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기존의 무역구제 조치에 있어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미국 내 제조'(Made in America), '미국산 구매'(Buy American) 공약으로 인해 수입산에 대한 차별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