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ELS·DLS 발행 제한에

건전성 우려 증권사 발행위축

ELT 상환 늘었지만 공급 줄어

시중은행들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한도가 남아돌고 있다. 불과 몇개월 전만해도 조기상환 실패로 금융당국의 규제 수준을 넘어섰었다. 최근엔 상환은 크게 늘었지만, 상품 공급이 꼬였다. 정부의 증권사에 대한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규제 여파다.

9일 현재 주요 은행들의 ELT 판매한도는 최대 2~3조원 안팎 가량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들은 지난해 정부의 고위험 상품 규제로 인해 ELT 판매한도를 지난해 11월 수준에서 제한받고 있다. 한도가 13조원 한팎으로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현재 잔고는 10조원대 초반 수준이다. 타사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은행들의 ELT 판매고는 규제수준을 초과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ELT의 기초자산이 급락하면서 조기상환이 줄줄이 불발된 탓이다. 정부가 금융사들에게 한도를 지키라고 요청하며 자율규제안을 마련해달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유로스톡스50 등 일부 지수를 제외하고는 코로나19로 급락했던 전세계 주요 증시가 회복되면서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 S&P500지수, 코스피200은 연초 이후 10% 안팎 오른 상황이다.

문제는 공급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말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을 통해 증권사들의 ELS·DLS 발행을 규제했다. 이들의 발행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과도해 증권사 건전성에 영향이 크다고 본 것이다. 발행액이 클수록 레버리지비율상 부채금액 반영비율을 가중하는 기준이 새로 마련됐다. 일부 증권사들은 올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자체헤지 손실, ELS 마진콜 등을 요구받으면서 더욱 보수적이 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때 헤지운용을 통해 손실을 봤던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발행한도를 줄였을 뿐 아니라 당국의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며 "은행 신탁관련 부서에서 요청이 오고 있지만, 외국계 IB 또한 연말 북클로징을 앞두고 ELS헤지를 자제하는 분위기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ELS(원화+외화)는 총 4조6133억원이다. 같은 기간 상환액(조기+중도+만기)은 7조603억원으로 발행액을 50% 이상 웃돈다. 올 초만해도 발행액이 상환액을 크게 웃돌았으나, 점차 격차가 줄더니 최근들어서는 상환액이 앞서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기상환만 기다렸는데, 막상 팔 여력이 생기고 나니 발행 위축으로 팔 물량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영업점에서도 ELT 판매 요청이 오고있지만, 공급 문제가 있으니 판매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