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농지 피해자 364명 소송…법원 “국가 공권력 남용, 불법 구금”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박정희 정권 시절 구로공단 조성 과정에서 농지를 빼앗긴 농민과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12억여원의 배상금을 받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3부(부장 이진화)는 김모씨 등 36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는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권력을 부당하게 남용하고 피해자들을 불법 구금하거나 부당하게 형사처분 및 형사판결을 받도록 했다”며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들 및 그 유족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것임이 명백하고 국가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구로농지사건’은 1961년 정부가 공단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서울 구로동 일대에 약 30만평의 땅을 강제수용하면서 시작됐다. 1950년부터 농지를 분배받아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강제수용을 당하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민사재판에서 1967년 이겼다.
하지만 구로공단 조성에 차질을 우려한 당시 정권이 1968년 검찰을 동원해 농민들과 관련 공무원들이 농지분배 서류를 조작했다며 사기혐의 등을 적용했고 많은 사람들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 뒤 정부는 이 형사재판을 근거로 민사재판 재심을 청구했고 1989년 다시 토지 소유권을 가져갔다.
하지만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이후 피해 농민과 유족들은 재심을 청구해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2017년 구로농지 수용 피해자 330명이 낸 소송에서 1165억원대 승소를 확정하는 등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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