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노사관계발전자문위…손 회장 “기업 경영 부담”
자문위원들 부당노동행위 금지 방안 필요성 한목소리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이 불가피하다면 노조의 단결권 강화에 상응하는 사용자의 대항권도 국제 수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24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입법될 경우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이 심화해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안에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활동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삭제 ▷단체협약 유효 기간 현행 2년에서 3년 연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 해당 법안을 상정하고 이번 정기국회 안에 통과시킬 계획이다.
손 회장은 “파업에 대한 대항수단으로 사용자가 대체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때 사업장을 점거하는 행위도 금지해야 한다”면서 “사용자에게만 부과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접적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고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LO 권고에 따라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정부입장은 오히려 근로자단체에 대한 사용자의 재정상의 원조를 간섭행위로 간주하는 ILO 협약 제98호 제2조 내용과 상치되는 문제점도 갖고 있는 만큼 정부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유 토론에 나선 자문위원들은 해고자의 노동조합 가입 권리가 인정된다면 특정한 기업노조가 아닌 비기업 노조 가입을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사관계 대등성 회복을 위한 사용자의 대체근로 허용과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에 대한 필요성도 제시됐다.
류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기업별 노조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산별노조가 주류를 이루는 구미(歐美)의 법제도를 그대로 수용하자는 것은 무리”라며 “노사관계의 기울어진 운동장 자체를 아예 사라져버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은 노동기본권 강화가 아닌 노조특권 강화법”이라고 정의하고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지금보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발제에 나선 박지순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장은 “ILO는 규정상 허용된 감시절차를 통해 우리 입법, 사법, 행정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므로 앞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쟁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예상 쟁점을 정리하고 정부와 노사의 입장을 명확히 해 ILO의 일방적 판단에 좌우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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