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불이익 강화하면 법 위반 억제 효과 있을 것
야당 “합리적 근거 필요”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기술탈취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현행 3배에서 10배 이내로 올리는 방안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국회 논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야당 반대와 다른 현안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27일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하도급법 개정안은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 심사소위 안건에 포함됐지만 실제로 논의되진 못했다. 일반지주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보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할지 여부를 두고 논쟁이 길어지면서 심의를 하지 못한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통해 처음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기업이 악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피해자에게 끼친 손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1년 하도급법에 처음 도입됐지만 대·중소기업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배상 금액이 낮다고 판단했다.
2018년에도 기술탈취 근절 당정협의를 열고 중점 추진키로 했지만 역시나 국회 문턱을 넘진 못했다.
공정위는 올해 만은 꼭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 6월 "징벌적 손해배상제 배상 규모를 현행 3배에서 10배 이내로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으로 기술 유용 행위에 대한 불이익을 강화하고 신고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침 21대 국회는 거대 여당 위주로 재편된 만큼 다른 때보단 통화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요인이 남아있다. 야당의 반대 목소리가 크고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CVC 허용 등 다른 현안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열린 국회 정무의 법안 심사소위의 회의록을 보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철저히 기술 보호를 해야 하고 상대적인 약자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손해배상 규모를 10배로 올리려면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왜 10배인지, 기술유용 억제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재신 공정부위원장은 "3배 손해배상 원칙이 도입된 후 9년 지났지만 법원에선 1.5배까지만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며 "10배로 올려 법원이 피해액의 3~4배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다면 법 위반 억제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미국의 경우 16개주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 한도가 없고, 미 연방 대법원도 10배 정도는 합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원모 국회 정무위 전문위원도 "기술유용을 통해 얻을 이익보다 손해배상 범위가 적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배상 배율을 올리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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