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젊은층 매수세 늘면서 강북 소형 값 올라
서울 전역 아파트값 상승하며, ‘강남불패’ 아니라 ‘서울불패’
전세난 잡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를 것
[헤럴드경제=성연진·양영경 기자] # 서울 관악구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2차 5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6일 11억원 신고가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4월)보다 1억6000만원이 오른 값이다. 올해 5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봉천동에서 유일하게 84㎡가 10억원 이상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처음으로 59㎡도 10억원을 넘어 거래됐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강남 등 인기지역 이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강남불패’가 어느새 ‘서울불패’란 말로 대체됐다.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전역의 집값이 오르고 있어서다. 3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에서 가장 아파트 값 상승폭이 큰 구는 노원구(18.52%), 강북구(14.67%), 구로구(14.08%) 등 ‘비강남권’이다.
이 기간 한강을 중심으로 나눈 강북과 강남 아파트 매맷값 상승폭도 강북 14개구가 더 높게 나타났다. KB국민은행 기준, 한강 이북 14개구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12.79%로 한강 이남(11개구) 평균상승률 10.56%보다 높았다.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비강남 소형 아파트 10억원 거래 잇따라
전셋값이 뛰면서 주거 환경이 불안해지자, ‘좁더라도 집을 사자’는 수요가 늘고 있다. 전세난이 가중되던 지난달부터 고가아파트 밀집지역 외 59㎡도 속속 신고가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성북구에선 지난해 초 입주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 59㎡가 11억75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37층 초고층 물건이긴 하나, 8월말만 해도 이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억원대였다. 강서구 마곡엠밸리 8단지도 59㎡가 11월 17일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기면 10억15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2013년 입주한 동대문구 래미안크레시티 59㎡는 연초 9억4000만원에서 6월 10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달에는 12억1000만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강북권 아파트값 상대적 강세는 주택시장에서 2030세대 젊은 층의 매수세가 거세진 데다가, 전세난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강북 아파트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셋값 못잡으면 집값도 못잡아
실제 강북 14개구의 집값 전망을 ‘오른다’고 보는 이도 다섯달만에 반등했다.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에서 강북 지역은 6월 130.0에서 7월(122.6), 8월(118.4), 9월(109.6), 10월(109.5)로 다섯달 내리 줄다가, 11월 117.3으로 다시 상승 전망이 증가했다.
거래량을 살펴봐도 이들 지역의 매수심리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1만64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월까지 쪼그라들었다가, 10월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10월 기준으로 전달 대비 거래가 많이 늘어난 곳은 종로구(120.6%), 강북구(53.8%), 중랑구(43.7%), 도봉구(43.6%) 등의 순이었다.
전세난으로 자금 사정이 되는대로, 외곽지역·소형부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음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올 들어 강북 14개구와 강남11개구의 면적별 아파트 매매평균가격 상승폭은 강북 소형(60㎡이하)이 26.8%로 가장 높았다. 이 기간 강북 소형 평균 아파트가격은 4억1500만원대에서 5억2700만원대로 올랐다. 이어 강북 중형(60㎡초과 85㎡이하)이 6억4000만원에서 7억8000만원대로 21.8%로 상승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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